만약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난다면
만약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난다면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5.2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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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 쓰촨성 대지진은 자연재해가 인간의 잔꾀와 결합했을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생생히 보여주었다.

쓰촨성 지진으로 가장 먼저 학교 건물이 무너졌고 7000동이 넘는 학교 건물 붕괴로 2000명이 넘는 어린 학생들이 희생됐다.

우리나라의 학교 건물도 지진에 마음을 놓을 처지가 못 된다.

교과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1일 기준으로 연면적 1000㎡ 이상, 높이 3층 이상 초·중·고교 건물 1만7734개동 가운데 내진설계가 된 건물은 13.7%인 2429개동에 불과하다. 나머지 86%에 해당하는 학교 건물은 지진에 무방비 상태에 놓인 셈이다. 충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도내 일선학교의 내진설계율은 조사 대상건물 776동 가운데 68동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만 9241개교에서 학생 및 교직원 820만여명의 인원이 참여하는 '2008년 재난대응 안전 한국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도내에서도 805개교에서 27만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지진 및 화재대피 훈련이 27일 일제히 진행됐다.

교과부는 대규모 훈련을 실시한 목적을 "전 세계적으로 재해에 의한 인명피해가 늘고 있어 우리나라도 국가적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훈련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실시된 이벤트성 요식행사가 아니길 바란다.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소실된 후 행정당국이 호들갑스럽게 소방훈련을 실시했던 것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한 번으로 족하다. 쓰촨성 지진을 교훈 삼기 위해 실시된 재난 훈련인 만큼 안전불감증을 벗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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