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평창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0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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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동계올림픽 개최… 러 '소치'에 내줘
강원 평창이 4년전 악몽을 떨치지 못했다.

평창은 5일 오전 과테말라시티 웨스틴 카미오호텔에서 있은 제119차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2차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47대51, 4표차로 패해 개최지로 선정되지 못했다.

97명의 IOC 위원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잘츠부르크는 가장 적은 표를 얻어 탈락했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잘츠부르크 관련, 3명의 위원이 추가돼 100명이 참가한 2차 결선투표에서 평창은 잘츠부르크 표가 소치에 더 몰리는 바람에 고배를 마셨다.

1차 투표에서 평창은 36표, 소치가 34표, 잘츠부르크가 25표를 얻었다. 3개 도시 모두 과반수를 얻지 못해 잘츠부르크가 탈락한 가운데 2차 투표가 열렸다.

개최지 발표 장소인 인터컨티넨털호텔 로블홀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소치'를 발표하자 한승수 위원장을 비롯해 김진선 강원도지사 겸 집행위원장, 이건희, 박용성 IOC 위원 등 유치단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은 지난 81년 바덴바덴 IOC 총회에서 88서울하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이후 26년만에 또다시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아시아에서는 지난 72년 삿포르, 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던 계획도 물거품이 되었다.

세계에서 5번째로 하계·동계올림픽,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주요 4개 국제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의 꿈도 접었다.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가는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4개국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 도(道)에 위치한 평창은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과 아시아의 동계스포츠 확산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2010년 유치 실패를 만회하려고 했다.

막판 순간까지 우열을 점치기 힘든 이번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평창은 프레젠테이션에서 아시아로의 동계스포츠 확산, 드림프로그램을 통한 전 세계로의 동계스포츠 확산, 평화와 화합의 올림피즘 실현에 기여하고 선수 및 경기 중심의 올림픽을 치른다는 공약을 강조해 IOC 위원들의 표심을 겨냥했다.

또 '스키 황제' 알베르토 톰바와 평창지지에 대한 영상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던 전이경이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 출전한 몰도바의 일리에 브리야(18)와 대화를 나누는 등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자원 봉사자로 나서겠다고 지지를 호소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나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막강 정치력의 푸틴 대통령을 앞세운 소치의 막판 대공세와 세계적인 동계 스포츠 선수들을 보유한 동계 종목 강국이라는 공약이 위원들에게 먹혀 들었다.

또한 2011년 대구육상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 주요 대회를 한국에서 치르게 되는 것도 평창에 악재가 됐다.

이번 유치에 실패한 평창의 앞날도 불투명하게 됐다. 평창은 2014년 대회 유치에 배수의 진을 치고 올인했다. '실패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평창유치위도 평창과 강원도 등 지역과 국민적 정서 등을 고려해 재도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나 현재 여건상 당장 차기대회 유치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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