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는 발로 쓴다
기사는 발로 쓴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29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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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김 익 교 <언론인>

충청타임즈가 '달래강의 숨결'기획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달래강의 중상류 지역인 괴산호 주변의 자연생태계가 거의 완벽에 가깝게 보존되고 있음을 밝혀냈다.

지난 봄부터 지면에 보도된 내용으로만 봐도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멸종위기 동식물 등 29종의 희귀종들이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서 서식하고 있어 이 지역이 관련분야의 관심과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괴산호주변이 천혜의 자연 환경을 유지해 온 것은 댐 건설 이후 51년 동안 지형적인 여건으로 접근이 어려웠고 개발 또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도 이후 학계 지자체, 환경단체 등에서 실태파악을 위한 현장 답사가 줄을 이었고 탄력을 받은 취재팀은 여름내내 날밤을 새워가며 현장을 누볐다.

취재팀은 또 이 기획 시리즈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인 괴산군이 옛길을 복원해 '산악 자전거장' 조성공사를 추진하고 있어 이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보고(寶庫)가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음을 수차에 걸쳐 비중 있게 보도했다.

각 분야의 관심과 우려가 증폭되자 충청타임즈는 개발의 미명 아래 파괴되는 자연생태계의 보존을 위해 지난 25일 괴산읍사무소에서 '괴산호 생태 보존방안에 관한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옴부즈맨 칼럼에서 이 기획물을 간략하게 되새김한 것은 우선 기획의도가 좋았고 국내서도 보기 드믄 잘 보존된 자연환경을 찾아내고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 지역을 누빈 취재팀의 노고 때문이다. 필자도 보도 이후 학계의 석학들과 현장을 답사하면서 수면과 맞닿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마치 열대 정글과도 같은 숲 등 일반인들은 도저히 접근할수 없음을 알았다.

이런 기획물이 차별화인 것이다. 관가주변이나 정치권, 도심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사건 등은 웬만해서는 독자들의 눈길을 잡지 못한다. 식상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하늘 다람쥐'가 어떻고 '수리부엉이'가 나오고 '수달'이 몰려다니고 등 색다른 기사가 나와야 독자들이 재미있어 하고 후속타를 기다린다.

누차 지적했지만 이런 기사가 "기사는 발로 쓴다"를 알게 해주는 교과서 같은 기사다. 일선기자들이 각인해야될 명심보감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토론회에 관한 지면 할애가 인색했고 본문에 토론회의 취지를 정확하게 알리는 진액을 빼내지 못했다. 한마디로 내용물은 명품인데 포장이 밋밋한 것이 아쉽다.

지난 22일자에 3면에 걸쳐 보도된 기름유출사고 후 태안주민들이 겪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기사는 모처럼 지역 주재기자가 취재한 수작이다. 사고 지역주민들의 애환과 후유증, 당국의 겉핥기식 방제, 향후대책 등 지방언론들의 도토리 키재기식의 평면보도를 뛰어 넘은 다각적인 취재로 잊혀져가는 국내 최대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끝으로 10월부터 변화될 오피니언판의 지면구성에 기대를 걸어 본다. 충청타임즈가 비중을 두는 지면이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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