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결혼생활에 '현실' 감정생겨
'가상' 결혼생활에 '현실' 감정생겨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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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제시 후 출연자 행동 담아
세트 곳곳 카메라 설치후 촬영

시청자 결혼준비·추억 도움되길

솔비가 눈물을 흘린 지난 6월 2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연예면은 한바탕 '들썩'였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 (연출 전성호/이하 '우결')에서 앤디와 가상커플로 분한 솔비는 이 날 방송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앤디를 향한 마음이)진심이 되어 버릴까봐 두렵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같은 솔비의 솔직한 고백에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솔비의 진심이 느껴진다"는 의견과 "예능 프로그램일 뿐이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처럼 매 방송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결'은 단순한 연예인 짝짓기 프로그램이 아니다. '우결'은 신변잡기와 장기자랑으로 일관했던 짝짓기 프로그램의 전형성을 탈피, 스타들이 부부가 됐을 때 상황을 가상으로 이끌어 이들의 신혼 생활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 전성호 PD를 통해 '우결'의 진실 혹은 거짓에 대해 들어봤다.

◇ '우리 결혼했어요'의 진실 -각본 20%, 대본 80%의 진짜배기 리얼

'우결'의 커플들에게 주어지는 대본에는 '김장하기', '어머니 만나기'같은 아이템만이 주어진다. 출연자들은 대본을 받은 뒤 각자의 파트너와 그 날의 상황을 그려나간다.

대사가 없는 만큼 이들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 또한 그들의 진짜 성향이 담길 수 밖에 없다. '신상'이라는 유행어를 남긴 서인영은 평소 구두를 좋아하는 본인의 특성이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탄 것이다. 제작진은 출연진들의 리얼한 모습을 담기 위해 세트 곳곳에 10대의 카메라를 숨겨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전PD는 "'몰래카메라'를 연출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 실제 촬영횟수는 4개월, 커플들 이제까지 10번도 못 만났다

'우결'은 지난 3월 처음으로 전파를 탔다. 방송을 시작한지 고작 4개월이 지났지만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변한 만큼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매 번 비슷한 상황에서 티격태격하는 커플들의 모습이 "단조롭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전PD는 "이제 방송을 시작한지 4개월이 지났으며 실제 커플들은 촬영을 위해 10여번 정도 밖에 못 만났다"고 설명했다. 전 PD는 "4개월 동안 10번 밖에 못 만났다면 연애에서도 탐색기를 막 거친 것 뿐"이라며 "이들은 아직 파릇파릇한 신혼이다"고 강조했다.

◇ '우리 결혼했어요'의 거짓-동거 조장 프로그램 아니야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미혼의 남녀 스타들이 가상 결혼생활을 겪는다는 설정이 '동거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페이크 다큐 프로그램의 연장이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전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결혼을 권장할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스타들이 실제로 스튜디오에서 잠을 자며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을 던져주고 사랑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거를 조장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며 "미혼자에게는 결혼을 미리 준비하게끔 하고 기혼자에게는 신혼생활의 추억을 되새기게끔 하는 게 우리 프로그램의 기본 목표다"고 설명했다.

또 페이크 다큐 프로그램의 경우 '재연'이 목표지만 '우결'의 경우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 따라 출연자들이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와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 PD "커플들, 결과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프로그램 특성상 2주에 한 번씩 촬영할 때마다 20시간씩 내리 찍기 때문에 출연진들 사이에서 남모를 감정이 생길 수도 있다.

전PD는 "솔비의 인터뷰를 찍을 때는 나도 가슴이 무척 아팠다"라며 "어찌됐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출연진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개팅을 주선해서 결과가 좋으면 뚜쟁이로서 기분 좋은 것 아닌가"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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