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이고 편안한 하느님을 말하다
인간적이고 편안한 하느님을 말하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3.25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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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완서·최인호씨 서울주보 게재글 책으로 펴내
소설가 박완서, 최인호씨가 천주교 그동안 '서울주보'에 게재했던 묵상글을 나란히 책으로 펴냈다.

박완서씨의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박완서·정혜 엘레사벳)과 최인호씨의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최인호·베드로)로 두 도서는 종교적인 색채를 떠나 삶의 단상을 뒤돌아 보게 만든다.

박완서, 최인호 이 두 작가의 공통점은 하느님을 아빠나 초등학교 선생님처럼 스스럼없는 가까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들이 말하는 하느님은 두렵기보다 너무나 인간적이고 편안한 존재인 것이다.

◇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박완서 저·열림원·296쪽·9700원)

"저는 당신을 놓칠세라 바싹 따라가는 짓 같은 것은 안합니다. 저는 제 자식들이 대학에 다닐 때도 아침마다 타일렀습죠. 데모할 때 앞장도 서지 말고 처지지도 말고 가운데쯤에서 안전하게 하라고 열심히 가르쳤지요. 저는 당신을 알고 있었던게 아닙니다. 기득권, 고정관념 위선, 이기심, 이런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비열한 처세술 中에서)

지난 1996년부터 1998년말까지 3년 동안 '서울주보'에 게재한 '말씀의 이삭'란에 연재한 고백적 성격을 지닌 103편의 글을 담고 있다.

작가는 서문에서 "가짜 글로 남은 속일 수 있어도 자신은 속일 수 없다는 게 가장 겁나고 뼈아팠다"고 털어놓는다.

연재형식을 빌려 소설이나 산문을 쓴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말씀의 이삭' 집필처럼 쓸 때마다 떨리고 송구스러웠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는 게 천하의 글쟁이 박완서 작가의 고백이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초인호 저·열림원·280쪽·9700원)

지난 1998년말부터 이듬해까지 '말씀의 이삭' 코너에 연재한 77편을 묶은 영혼의 숨결작이다.

첫 단행본으로 선보인 이 책은 세상의 헛된 욕심과 때에 찌든 우리를 순결한 감동을 이끌기에 충분하다. 용서와 평등, 반성과 기다림, 사랑과 믿음을 까마득히 잊고 사는 우리들을 위한'첫새벽의 맑은 종소리'같은 묵상집이다.

기도의 기적과 위대함을 믿는 작가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되돌아가 '하늘에 계신 아빠'와 소통하며 경험한 깨달음과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저자 특유의 달콤하면서도 선 굵은 필력이 인상적인 이 책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 일화를 인용함으로써 성경 속 말씀이 어떻게 문학과 미술, 음악 같은 예술과 일상에서 형상화되고 있는지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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