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아시아 먼지'
봄의 불청객 '아시아 먼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3.1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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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훈의 날씨에세이
이 희 훈 <대전지방기상청장>

어릴 적 장독 위에 쌓인 뽀얀 모래먼지나 먼지 낀 유리창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것은 저 멀리 중국과 몽골에서부터 날아온 모래먼지, 바로 황사이다.

황사는 봄철에 사막과 황토 지대의 작은 모래나 흙먼지가 바람이 불면서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상층의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으면서 건조해지면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흙먼지가 심하게 날리게 되는데, 바로 이 먼지가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것이다.

황사 발원지의 면적은 한반도 면적의 약 4배이며, 황사의 주성분은 규소, 알루미늄, 칼슘, 철 등이다. 황사로 인한 산업계의 피해액 추정은 연간 5조 5000억원(삼성경제연구소)이며, 인체 피해는 한해 181만 7000여명이 병원치료, 165명이 사망(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에는 황사란 용어보다 '아시아 먼지'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아프리카 대륙 북부의 사하라 사막에서 생기는 것은 별도로 '사하라 먼지'라 부르고 있다. 보통 일년에 4∼5회 정도, 특히 봄철에 우리나라에 많이 찾아오는 황사는 석영이나 장석·규소·알루미늄이 함유된 1∼10 ㎛ 정도의 크기를 가진 입자로, 한번 발생해 운반되는 황사의 양은 약 1백만∼2백만 t에 이른다고 한다. 가을이나 겨울에도 간혹 황사가 날아온다.

발원지에서 발생한 황사량을 100%라 할 때 배출량의 배분을 보면, 30%는 발원지에서 재침적되고, 20%는 주변 지역으로 수송되며, 50%는 멀리 한국·일본·태평양까지 날아가 침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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