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국인 문화차 `불협화음'
내·외국인 문화차 `불협화음'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1.24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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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청주의 ‘중앙아시아타운’ 봉명1동 (하)
쓰레기 불법투기·고깃기름 하수구 무단 방류
1명 계약에 실제 거주 8명 … 음주고성·싸움도
외국인 지원센터 활동 불구 주민간 갈등 상존
22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1동 주택거리에 종량제 봉투에 담기지 않은 쓰레기가 쌓여 있다. /이용주 기자
22일 청주시 흥덕구 봉명1동 주택거리에 종량제 봉투에 담기지 않은 쓰레기가 쌓여 있다. /이용주 기자

 

`중앙아시아타운'이라 불리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1동.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2000여명이 모여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면서 청주시내 새로운 다문화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외국인과 내국인의 생활양식과 문화가 다르다 보니 주민생활측면에서 여러가지 문제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쓰레기 분리배출 문화가 자리 잡힌 우리나라와 달리 러시아를 포함한 중앙아시아인들에게 분리배출이란 낯선 일이다.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일반쓰레기는 규격봉투에 버려야 하지만 외국인 거주자는 대부분 그런 규정을 모른다.

저녁시간대 거리 곳곳마다 음식물 쓰레기 배출지와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은채 투기된 쓰레기 더미가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 이유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외국인들의 쓰레기 배출 갈등에 봉명1동 행정복지센터는 쓰레기 배출 요령 안내문을 러시아어로 번역해 배부하는 묘책까지 냈다.

`외국인주민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도 만들었다. 봉명1동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정착을 돕고 생활 편의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지원센터가 요즘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쓰레기 배출요령 등 생활 관련 제도 안내다. 쓰레기 무단배출로 인한 내국인과의 갈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내·외국인 간의 갈등은 단독·다세대 주택 내 생활 불편 문제로도 돌출된다.

외국인들이 주로 즐겨먹는 고기 요리에서 나오는 기름을 그대로 싱크대에 버리면서 배수구가 막히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세입자 수를 1명이라 속인뒤 실제로는 7~8명이 거주하는 경우엔 심야전기로 데운 더운물 사용을 놓고 마찰을 빚는다.

더운 물을 다른 세대 거주자는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침 저녁으로 발생하는 이런 마찰에 집주인들은 고충이 쌓여만 가고 있다.

외국인 밀집거주지의 치안 우려도 크다.

한밤중 골목이나 편의점 앞 테이블, 동네 공원에서 무리를 이뤄 술을 마시는 외국인들로 인한 원주민들사이의 불안감 때문이다.

간혹 외국인들간 끼리끼리 폭력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13일 오후 7시30분쯤 봉명1동의 한 주택가에서 러시아 국적 외국인 간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여자들간 말싸움이 남자들의 몸싸움으로 번지면서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외국인 간 폭행 사건이 종종 일어났다”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들은 봉명1동이 청주의 대표적 외국인 밀집 거주지가 되면서 발생하는 내국인과의 갈등, 주민 생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후속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외국인 주민지원센터 백명선 운영실장은 “갈수록 거주 외국인 비율은 늘어날 것”이라며 “외국인과 내국인과의 문화차이로 발생되는 문제를 해소하고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시민으로 공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연우·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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