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 한 농민이 25년째 직접 생산한 쌀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보은군 보은읍 수정리에서 두레정미소를 운영하는 박상국씨(63).
박씨는 17일 보은읍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10㎏짜리 쌀 120포대(330만원 상당)를 기탁했다.
그는 새해가 되면 으레 쌀 포대를 가득 실은 트럭을 끌고 행정복지센터를 찾는다.
2000년 시작한 일이니 햇수로 25년째다. 처음에는 대전과 청주의 사회복지시설을 직접 찾아가 쌀을 내려주고 왔지만 이후 보은읍행정복지센터를 기부 창구로 정했다.
6만여평(약 20만㎡)의 벼농사를 짓는 그는 이 지역서 제법 알려진 농부다. 타고난 성실함을 밑천 삼아 죽으라고 땅을 일궈 농사 규모를 키웠다. 20여년 전에는 집 근처에 정미소까지 차려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우연히 TV를 통해 한 조손가정의 딱한 사연을 접한 뒤 쌀 기부를 시작했다. 끼니 걱정을 하는 이웃에 직접 농사지은 쌀을 조금씩 나눈다는 취지였다.
그렇게 시작한 쌀 기부가 24년에 이르면서 누적 기부량만 줄잡아 28톤에 달한다.
그는 “내 손으로 농사짓고 직접 도정한 쌀이다 보니 큰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다”며 “가족들의 적극적인 응원도 기부를 잇게 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미소 지을 때 보조받은 사업비를 두고두고 사회에 환원한다는 각오로 농사를 짓는 동안은 쌀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보은읍행정복지센터는 그가 기부한 쌀을 보은읍내 경로당에 나눠줄 예정이다.
/보은 권혁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