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청주시 재난 보고체계 마비
충북도·청주시 재난 보고체계 마비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7.20 2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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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종 부지사·신병대 부시장 현장서 늑장·부실 보고
오송참사 심각성 모른 김 지사·이 시장 다른 현장 방문
시스템 부실 탓 상황판단 차질 … 무책임한 단체장 오명

24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 당시 충북도와 청주시의 재난 보고체계가 마비상태였던 것으로 재차 확인되고 있다.

제대로된 보고가 없다보니 김영환 충북지사나 이범석 청주시장의 상황판단이 무뎌졌고 그로인해 무책임한 단체장으로 여론의 질타가 악화되는 상황이다.

충북도가 밝힌 오송지하차도 참사 당일인 지난 15일 김 지사의 동선을 보면 김 지사가 지하차도 침수 관련 첫 보고를 받은 건 사고 발생 약 1시간 뒤인 오전 9시 44분이다.

박준규 도 재난안전실장은 “당시 지하차도 사고 관련해서 정확한 사고 내용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괴산댐 월류와 붕괴 우려로 긴급 재난상황 대책회의를 막 마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괴산댐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판단해 오전 10시쯤 괴산으로 향했고, 오송 지하차도 사고 현장에는 이우종 행정부지사가 나갔다.

괴산에 도착한 김 지사는 괴산댐과 이재민들이 대피해 있던 칠성면주민센터를 들른 뒤 오전 11시 20분쯤 오송 사고현장으로 향했다.

이때까지도 지하차도 사고의 심각성을 알지 못한 김 지사는 도중에 옥산 지역 농작물 침수 피해 현장을 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무렵, 지하차도 사고 현장에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던 시점이다. 그런데도 김 지사에게는 사태의 심각성이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 지사는 “오전 10시 10분쯤 1명의 심정지와 1명의 실종이 예상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지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오송지하차도 현장에는 이우종 부지사가 와있었지만 보고가 안된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 지사는 사고발생 5시간이 지난 오후 1시 20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이점에서 청주시의 부실한 보고체계도 꼭 닮은꼴이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역시 오송 사고를 보고 받은게 한시간이 지나서 였다.

청주시는 “비서실장이 오전 9시 40분쯤 이 시장에게 현장 상황을 처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시장은 청주시 신봉동과 모충동 침수지역에서 현장 지휘를 했다.

오송 현장에는 오전 10시 40분쯤 신병대 부시장이 찾았다. 하지만 이 시장에게 오송 현장의 인명피해 상황이 보고된 것은 오후 1시 50분쯤이다.

이 시장이 오송현장을 찾은 것은 이로부터 50분이 지난뒤였다.

충북도나 청주시나 실무선부터 부단체장에 이르기까지 보고 시스템이 `마비됐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불어 오송지하차도 참사 현장의 절박한 상황에 모습을 보이지 못한 김영환 지사와 이범석 시장이 재난에 `무책임한 단체장'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이유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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