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내리고 대출금리 올리고... `돈장사' 은행 비판 거세다
예금금리 내리고 대출금리 올리고... `돈장사' 은행 비판 거세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1.10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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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銀, 예·적금 연 5%서 한달만에 1%p ↓
주담대 변동금리 8% 시대 … “횡포 막아야” 목청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정기예금 금리 하락세에도 불구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시중은행의 `이자장사' 비판이 커지고 있다.

10일 충북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98~4.27%로 집계됐다.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앉았다.

상품별로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연 4.27%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연 4.20%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4.10%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연 3.99% △국민은행 `KB Star정기예금' 연 3.98%이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말까지 연 5%대였다. 한 달 만에 1%포인트 가까이 내린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분 반영과 자금 조달을 위해 예금금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상승과 자금쏠림을 우려해 과도한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하면서 예금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신금리를 높여 자금을 유치해야 할 요인도 줄었다. `레고랜드 사태'로 중단됐던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은행은 예·적금 외에도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예대율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됐다.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내렸지만 대출금리는 고공행진 중이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연 8%대를 넘어섰다. 예금금리의 약 2배에 달한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 기준 연 4.88~8.11%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주담대 8%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 하락 속에 대출금리는 오르면서 `이자장사' 비판이 나온다.

청주에 거주하는 박모씨(55)는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면 대출금리도 같이 내려야 하는데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은 너무도 속보이는 이자장사라 볼 수밖에 없다”며 “최근 급등하는 대출금리 때문에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은행권이 이는 안중에도 없이 돈벌이에만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박씨는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는 올리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이러한 은행권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금리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되도록 하는 등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말했다.

지역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따라 오르거나 내린다”며 “최근 예금금리 하락이 코픽스에 반영되면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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