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공사 발주 놓고 '오락가락'
옥천군, 공사 발주 놓고 '오락가락'
  • 권혁두 기자
  • 승인 2007.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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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참전전우회와 무대장치 '수의계약' 약속 후
옥천군이 신축중인 문화회관 무대장치 공사를 월남참전전우회(이하 전우회)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하기로 했다가 담당부서에서 계약을 거부하자 조달청에 의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은 또 조달청이 수의계약이 어렵다며 의뢰서를 반려하자 경쟁입찰로 방침을 바꿔 당초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맡기로 했던 전우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옥천군계약심의위원회(위원장 박종섭 부군수)는 지난달 11일 11억3500만원짜리 문화회관 무대장치 공사를 전우회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하기로 하고 담당부서인 문화체육센터에 계약을 지시했다.

그러나 문화체육센터는 지방회계법에 위배된다며 수의계약에 반대했다. 지방계약법 32조의 '수의계약이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만큼 경쟁입찰로 가야한다는 것이 실무부서의 판단이었다. 20여일간 계약이 미뤄지다가 결국 지난 2일 타 기관인 조달청에 수의계약이 의뢰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조달청도 계약을 피해갔다. 조달청은 8일 "분리발주해야 할 전기공사가 포함돼 수의계약이 어려우니 자체 처리하라"며 의뢰건을 옥천군으로 돌려보냈다. 결국 군은 경쟁입찰로 방향을 틀고 14일 다시 조달청에 계약을 의뢰했으며, 조달청은 20일 공고를 내고 입찰수순을 밟는 중이다.

사안이 이렇게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당초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맡기로 한 전우회가 들고 일어섰다.

전우회는 "담당부서가 계약심의위의 결정을 무시하고 분리 발주하게 돼 있는 전기공사까지 고의로 포함시켜 조달청에 수의계약을 의뢰함으로써 계약을 무산시켰다"며 21일 문화체육센터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 단체의 김기흥 사업단장은 "계약심의위가 신중한 검토를 거쳐 무대장치 시공경험이 있는 단체를 결정했는데도 군이 이를 무시해 공기 지연과 혈세낭비가 초래됐다"며 "아직 발주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군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충북지방조달청 간부가 참여한 옥천군 계약심의위가 결정한 수의계약에 대해 조달청이 불가처리한 것으로 알려지며 오락가락한 조달행정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옥천군 문화체육센터 관계자는 "수의계약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공사이기 때문에 담당부서에서는 처음부터 반대했다"며 "입찰공고까지 난 시점에서 번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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