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시계는 아직도 5공(?)
국정원 시계는 아직도 5공(?)
  • 김현정 기자
  • 승인 2007.08.2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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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종결 사건 관련 어린이집 계좌 압수수색 드러나
국가정보원이 수년 전 내사종결한 간첩단 조직사건 관련자의 은행계좌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신나는 우리들 어린이집'(이사장 윤태봉) 관계자들은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7월 9일 원비 통장에 대해 국정원에서 지난해 9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7년여간의 거래내역을 조회했다는 사실을 접하며 경악을 금치못했다"며 "지금도 무슨 사유로, 왜 계좌를 압수수색했는지 한마디의 해명을 들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왜 이유도 모른 채 장기간 통장거래내역을 압수수색 당하며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국정원이 정보 주체의 동의도 없이, 또한 뚜렷한 이유도 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아무때나 침해한다면 공기관을 사칭한 무소불위의 권력행사 밖에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어 "어린이집 원비 통장 압수수색과 사찰행위가 올해 대선을 앞두고 선거에 악용하려는 기도였다면 이는 국민에게 용서 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어린이집 이사장인 윤태봉씨는 지난 2000년 9월 충북지역여성노조위원장으로 청주 노동단체인 '새아침노동청년회'에서 활동해 당시 국정원이 용공혐의자로 지목했던 윤태영씨의 남동생이다.

그러나 국정원에서 이미 7년전에 내사종결시킨 사건인데도 지난 2000년 1월부터 2006년 9월까지 어린이집 원비 통장의 입·출금 거래내역을 사찰한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과 검찰, 경찰에 정보를 제공한 A은행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실명법)에 의거해 지난 4월 '금융거래정보 제공사실 통보서'를 윤태봉씨에게 발부해 사건이 불거지게 됐다.

윤태영씨는 "은행측을 통해 알아본 결과 이 같은 사실(국정원 사찰)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우리에게 통보한 것"이라며 "실제로 정보제공을 1주일 이내에 본인에게 통보해야 하지만 그것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대가 어느때인데 없는 사실을 조작해 마구잡이로 사찰하겠느냐"며 "어느 정도 정황이 포착돼 수사중에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어린이집 원비 통장에 대한 거래내역 조사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집행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나는 우리들 어린이집'교사와 학부모들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국가정보원 해체 등을 요구하며 지속적인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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