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비행은 인생의 에피소드
소년비행은 인생의 에피소드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8.1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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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중 겸 <건양대 석좌교수 >

곧잘 우리는 그런 말을 한다. 요즘 청소년은 품행이 점점 나빠진다거나 일탈이 심하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귀하는 어릴 적에 물건을 단 한 번도 훔친 적이 없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건 없다. 그런 과정을 거친 성인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이다. 실수도 하고 잘못도 저지르면서 성장하는 인간이다.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서리에 재미를 붙였다.

이 시대에 남의 참외나 수박 밭에 들어갔다가는 불법침입이 된다. 한 덩어리라도 들고 나오다 들키면 영락없는 절도범으로 전락한다. 인심이 메말랐다 할까 자본주의사회를 반증한다.

산업사회가 되기 전에는 달랐다. 원두막에 누워 있는 주인은 짐짓 모른 체 했다. 눈 감아 주었다. 그 할아버지도 그랬고 그 윗대도 그랬었기 때문이다. 농업사회의 낭만이다.

하지만 그때 그 몇 번으로 그쳤다. 커나가면서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았다. 왜 남의 물건 훔쳐서는 안 된다는 걸 배우고 깨달아서이다. 가정과 동네 어른과 학교에서 가르쳤었다. 지켰다.

옆 자리 급우가 새로 갖고 나온 학용품이 신기했다. 동아연필이나 문화연필 신제품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샤프펜슬은 더 소유욕을 자극했다. 엄마나 아빠에게 졸라도 사 주지 않는다.

몰래 슬쩍해서 내 걸로 만드는 방법을 택한다. 다른 선택이 없다. 이런 경험 한 둘을 우리는 지니고 산다. 남에게 들킬세라 가슴 속 깊이 묻어 둔다. 착한 당신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제2차 성장기라 부르는 사춘기에는 정신과 육체의 양면에서 특유의 경험을 한다. 장난도 짓궂다. 나쁜 짓도 한다. 동시에 정의감에 불탄다. 선악의 균형이 격심하게 요동친다.

통과의례다. 어른들은 조그만 일탈은 필요한 행위라며 용인한다. 반대로 한때의 실수를 부각시켜 문제아 취급을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나중에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다.

소년소녀의 비행은 열두 살 쯤 시작되어 열아홉 무렵 끝낸다. 거의 대부분이 그 연령대가 지나면 손을 턴다. 나이가 낮아져 가고 있으나 피크는 열네 살에서 열여섯 살까지다.

열여덟이 되면 아저씨라 불린다. 아래 또래들과 어울리려고 하면 모양새 좋지 않다고 흉본다. 소년비행은 긴 인생여정의 그 시기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선도와 보호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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