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방학이면 "배고파"
결식아동 방학이면 "배고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7.07.24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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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싫어요"… 저소득층 아이 10명중 6명 급식지원 못받아
청주 용암동 영구아파트에 살고 있는 현수(17·가명·고교 2년)는 방학이 되면 학교 도서관을 찾기가 힘들다. 현진(12·가명·초교 6년)·현정(10·가명·초교 2년) 두 여동생 때문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없이 살고 있는 현수는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가 일거리를 찾아 타지역으로 나가면서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아 동생들의 끼니를 챙겨줘야 한다. 현진·현정이는 학기 중엔 학교급식을 통해 점심을 해결했으나 학교에 가지 않는 방학 때는 굶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내 일선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학기중 무료급식을 받던 학생의 절반 이상이 급식지원을 받지 못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충북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학기 중 전체학생 24만1365명 가운데 9.2%인 2만 2233명이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급식지원 대상자로 점심을 해결했다.

그러나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학기 중 토요일과 공휴일, 방학에는 9085명만이 급식지원 혜택을 받고 있어 무료급식 대상자의 58%인 1만3140명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점심을 굶고 있다. 이는 학기 중 급식은 교육부가 지원하고, 방학 중 급식은 지자체가 담당하는 이원화된 급식행정에 따라 급식대상자를 선정하는 범위, 예산부족 등의 문제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도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254개교) 9597명, 중학교(127개교) 6392명, 고교(82개교) 6244명 등을 급식 대상자로 선정, 180일∼200일간의 학기 중 급식지원비로 총 76억 2900여만원을 편성했다.

한편, 도는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학기 중 휴일과 방학 기간 중식지원을 담당한다.

올해 도는 교육청의 급식 대상자 자료를 근거로 9085명에 대해 봄·여름·겨울방학 등 82일간의 중식비로 총 22억3500만원을 집행했다.

결국 10명 중 4명만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방학까지 중식지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12개 시·군 가운데 청주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학기중 무료급식 대상자(8065명) 가운데 절반인 4076명이 지원을 받고 있지만, 영동군은 학기 중 무료급식 대상자(968명) 가운데 28%인 269명만이 지자체로부터 중식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도 복지여성국 청소년 아동과 담당자는 "도는 무료급식 대상자 자료와 함께 도교육청으로부터 교육비특별회계비 25억8900만원을 지원받아 학기 중 휴일인 95일의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방학 기간 지원인원 선정 기준으로 학기 중 휴일 중식비를 지원하는 도교육청이 9085명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을 기초 자료로 삼고 있다.

반면 도교육청은 학기 중 휴일 중식비가 지난 2005년까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각 50%씩 지원했지만, 지난해부터 전액 삭감되면서 급식대상자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만을 선별 지원하고 있다. 도교육청 학교급식 담당자는 "국비지원을 받던 학기 중 중식 지원비를 지난해부터 도교육청이 전액 담당하다 보니 예산 부담이 커졌다"며 "내년부터는 학기 중 대상자를 확대해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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