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는 비정했지만 사회는 따뜻했다
친모는 비정했지만 사회는 따뜻했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8.25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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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극적 구조 신생아
미출생신고 … 아기용품 지원받기 어렵다 소식에
전국서 기부·문의 쇄도 - 물품보내기 운동 활발
▲(왼쪽) 23일 오후 2시 45분, 자신이 낳은 아기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로 입건된 친모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오른쪽) 청주 주부 커뮤니티 '맘스캠프 화면 캡처.  /이주현기자
▲(왼쪽) 23일 오후 2시 45분, 자신이 낳은 아기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로 입건된 친모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오른쪽) 청주 주부 커뮤니티 '맘스캠프 화면 캡처. /이주현기자

 

속보=“친모는 비록 비정했지만 사회의 온정은 살아있었다.”

친모로부터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신생아(본보 8월 24·25일자 3면 보도)에게 전국에서 온정의 기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생아가 출생신고가 되지 않아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아기용품을 지원받기 어렵다는 소식에 전국의 기부자들이 친부모를 대신하고 나섰다.

25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충북대학교병원이 신생아의 생활비와 치료비 마련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이날 전용 후원 계좌를 개설하자마자 전국 곳곳에서 기부와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계좌 개설 직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문의 전화만 수백통이 걸려왔다. 오후 2시 기준 960만원(90건)의 기부금이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병원 해당 진료과에는 기저귀와 분유 등 신생아를 위한 물품이 충분히 접수됐다.

충북대병원 대외협력팀 이영하 홍보담당자는 “진료과에 기저귀, 분유 등 아기를 위한 물품이 적지않게 접수됐다”며 “아이의 치료비와 생활비 지원을 위해 개설한 전용 계좌(농협 301-0036-6830-11)에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서도 후원 물품 보내기 운동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후원 물품 방금 보냈습니다. 아기야 꼭 살아야해”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소액이지만 동참했다”라며 “보란듯이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청주지역 주부 커뮤니티인 맘스 캠프에도 물품 기부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사단법인 대한 아동학대방지협회도 충북대병원에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아기의 치료비를 후원금 형태로 직접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청주시도 행정적인 지원에 나섰다. 신생아가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를 부여해 의료급여 자격을 취득해줬다.

생계 급여나 양육수당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출생신고 문제도 해결했다.

청주시 아동보육과 방명희 팀장은 “신생아의 주민등록번호가 나오는 대로 급여가 연계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병원 퇴원이후 일시 가정위탁이나 보호시설 위탁, 입양 등 보호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신생아는 친모에게 버려진 뒤 지난 21일 오전 3시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식당 10ℓ 용량의 음식물 쓰레기통에 탯줄이 남은 채 주민에게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됐다. 친모는 현재 영아살해미수 혐의로 구속돼 있다.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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