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강아지 호랑이 굴로
하룻강아지 호랑이 굴로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1.08.03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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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기습적으로 입당했다.

입당 소식이 타전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로써 검찰의 중립을 지켜왔다는 윤 전 총장의 주장이 궁색해졌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고 했던 그의 정체성이 확실해졌다”고 비난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그동안의 언동에 나타났듯이 그의 역사인식은 얇고, 국민의 삶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국가와 사회의 과제에 대한 생각도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스스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징계사유의 정당성을 확인해 준 것이자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정치검사의 마각을 드러냈다”고 날을 세웠다.

여론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조기 입당에 대해 점점 더 거칠어질 여권의 검증공세를 막아줄 보호막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120시간 노동, 부마항쟁 등 개념 없는 말실수로 탄탄했던 지지율이 요동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발 빠른 전략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입당 후에도 부정식품, 페미니즘 등과 관련된 말실수로 인해 여당, 야당 구분없이 집중포화를 맞는 등 검증 전초전을 치르고 있다.

어찌 되었든 정치권으로 하룻강아지인 윤 전 총장은 범 무서운지 모르고 국민의힘이라는 호랑이굴에 제 발로 뛰어들었다.

그동안 국민의힘 대선에 나선 11명의 경선후보는 정치 초짜임에도 야권 내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아 기세등등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잔뜩 별러 왔다.

이제부터 윤 전 총장은 여권의 검증은 뒤로 미루고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라는 단두대에 올라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가 대권도전을 발표하기가 무섭게 언론의 안줏거리가 됐던 장모 최 씨와의 경제공동체 관계 의혹, 부인 김건희 씨의 유지(Yuji) 논문 논란, 유흥업소 접대부 줄리 논란과 유부남 검사와의 동거설 논란, 본인의 삼보토건 골프접대 의혹 등은 아주 자잘한 검증의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이재명 경기 지사를 같은 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났듯 홍준표 예비후보를 비롯한 쟁쟁한 당내 대권 주자들의 윤 전 총장 신상털기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윤석열 X파일'이 수면위로 올라와 양파껍질처럼 한 장 한 장 벗겨지고 그가 강조해 왔던 `공정과 상식'에 금이 가기라도 한다면 그의 오매불망 대권의 꿈은 처참한 일장춘몽이 될 수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높은 지지율에 편승해 대권에 도전했다가 검증이 시작되자마자 화들짝 놀라 중도하차한 불명예를 윤 전 총장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수의 애제자였던 유다는 돈에 눈이 멀어 스승인 예수를 죽음으로 몰았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을 검찰총장에 올려 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을 배신하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호랑이 입속으로 뛰어들었다.

과연 국민의힘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풋내기 정치인 윤 전 총장의 울타리 역할이 되어 줄지, 윤 전 총장의 지지율만 쏙 빼먹고 토사구팽시켜 버릴지. 앞으로 진행될 국민의 힘 대선 판도의 재미가 쏠쏠해 질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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