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영동' 강원`영동'… 같은`이름' 다른`지역' “불이익 크다”
충북`영동' 강원`영동'… 같은`이름' 다른`지역' “불이익 크다”
  • 권혁두 기자
  • 승인 2021.03.04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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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백두대간 동쪽지역 영동과 `혼용' 빈번
“충북 영동군-강원도 영동지역 정확하게 표기”
언론·방송사에 협조공문 … 가처분신청도 검토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지난달 25일 영동군이 각 언론·방송사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내용은 이렇다.

`충청북도 자치단체 영동(永同)과 강원도의 백두대간 동쪽 지역을 말하는 영동(嶺東)에 대한 언론 보도 시 두 지역을 `영동'으로 혼용해 독자와 시청자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으니 명확히 구분하여 보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러면서 두 지역을 `충북 영동군'과 `강원도 영동지역'으로 정확하게 표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공문은 서너 줄에 불과했지만 영동군이 지난 수십년간 거듭해온 고민이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

강원도 영동 지방은 태백산맥(대관령)의 동쪽을 지칭한다.

구체적으로는 속초·강릉·동해·삼척시와 양양군 일대를 의미한다.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는 지역이라 일기예보나 기상 뉴스에 단골로 등장한다.

문제는 한글 표기가 같은 충북 영동군이 강원도 영동으로 오해받기 일쑤라는 사실이다.

영동군 주민들은 신문 제목과 방송 자막 등에 `영동 100㎜ 폭설'같은 제목이 뜨면 “눈이 많이 왔다는데 괜찮냐”는 외지 친지들의 연락을 받곤 한다. 영동이 강원도 지명으로 더 알려지다 보니 외지에서 영동 산다고 하면 강원도 사람으로 인식 되기도 한다,

영동군은 오케스트라 규모의 군립국악단을 운영하고 60년 이상 전국 규모의 난계국악축제를 개최하며 중앙정부도 포기한 국악 진흥에 기여하고 있다. 포도와 와인, 곶감 등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특산품도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전국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지명이 강원도 영동과 겹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개명을 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3대 악성의 한 분이자 지역을 상징하는 박연 선생의 아호를 따 난계(蘭溪)군으로 문패를 바꾸자는 것이다.

군은 지명 사용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방송과 언론에서 강원 영동지역을 영동군과 헷갈리는 `영동'대신 `태백산맥 동쪽' 등으로 지칭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며 “수식어 없는 `영동'지명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이 가능한지 법조계의 자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 권혁두기자
arod5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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