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16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용희 의원이 꼭 알아야 할 것
국회 이용희 부의장이 자신의 불출마설로 곤혹을 치렀다. 일종의 설화(舌禍)를 입은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지역구의 한 식당에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사실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점심식사하는 자리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 얘기가 와전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의 농담이 무엇인가가 아니고, 왜 하찮은 농담이 사실로 포장돼 언론에까지 보도되었느냐는 점이다.

원래 정치인들은 말이 많다. 정치판 자체가 말많은 곳이다. 때문에 정치인의 말은 절반도 믿지 말라는 속어도 있다. 하지만, 이용희의원의 말은 성격이 다르다. 그가 우리나라 국회를 대표하기도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불출마 등 거취문제는 본인의 나이(77) 등을 감안할 때 아주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내뱉었다가 아니면 말고식이 아닌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자신이 속한 열린우리당이 쪼개지느냐 마느냐의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잖은가. 이유는 또 있다. 이 의원의 불출마 논란을 접한 대다수 사람들은 사실 이 의원이 요즘 할말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름 아닌 아들의 운신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이미 삼남 재한씨(45)의 총선 출마설이 공공연하게 거론됐고, 이 의원 역시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지 오래라는 억측이 많았다. 실제로 이의원은 본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 문제와 관련, "객관적으로 볼 때 갖출 것은 다 갖춘 친구", "지역구 의원의 아들이라는 점이 불이익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정치는 행간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의 얘기이면 상황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관건은 언제, 어떻게, 어떤 명분으로 아들을 데뷔시키냐는 것이다. 노파심이겠지만, 이의원은 이 일에 대해 분명하고도 확고한 소신부터 내보여야 할 것이다. 사석에서 술한잔 먹다가 슬그머니 흘릴 문제가 아니다. 이 의원의 지역구 대물림은 항상 국민적 검증에 노출되어 있는 DJ 사례와도 분명 다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