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분모
공통분모
  • 이수경 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 승인 2018.09.19 1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산책
이수경 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이수경 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살다 보니 남과 북이 자주 만나 얼싸안고 함께 호흡하며 소리 내어 웃을 수 있는 그런 날도 생기고, 조만간 어쩌면 우리는 말로만 그리던, 같은 목소리로 함께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든 처음 만나면 서먹하고 눈을 마주쳐야 하는지, 손을 잡아야 하는 지, 어찌 해야 하는지도 잘 몰라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지만, 서로의 공통분모를 발견하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얘깃거리가 생기고 자연스레 눈 맞춤을 하며 호감을 표현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남녀가 만나 첫눈에 반하는 시간이 3~5초라는 통계가 있다. 첫인상을 느끼는 첫 번째 단계는 얼굴인데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밝은 표정이다. 두 번째, 상대방의 행동으로 상대방의 성향을 판단하고 이미지를 각인시키게 된다. 세 번째, 상대방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있어서 긍정적인 첫 대화가 중요한데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공통분모다.

남북 정상회담 시 김정숙, 리설주 여사의 동행 일정에 그들이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하는 일정도 있었는데, 이것은 이들이 음악을 공부했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나와 같이 김정숙 여사님께서도 성악을 전공해서 그런지 가깝게 느껴진다”며 “우리 두 사람이 예술 산업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던 리설주 여사의 말에서도 보여지듯 같은 전공자로서의 호감 도는 일적인 부분의 성취도에 대한 기대감까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공통분모는 호감의 원칙 중에 유사성의 원리로 표현된다.

모르는 사람들이 처음 만나서 호감이 생기고 좋아하게 되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호감의 법칙이란 자신이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Yes”라고 답할 확률이 커진다는 심리이론이다. 이는 나와 비슷한 것을 좋아하고 동감을 표현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 것인데, 동호회 등의 모임에서 사람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그 속에서 사랑도, 정도 싹트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함께하고 내 곁에 자주 보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원리에서 비롯된다.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부족한 것은 배우고, 잘하는 것은 가르쳐주는 오고가는 감정 속에 호감이 생기는 원칙. 그래서 호감의 원칙을 근접성, 유사성, 상보성의 세 가지로 말하곤 한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던 동화 속 어린 왕자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알고 있지만 호감을 가지게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통분모를 이끌어내는 호감의 법칙을 살펴보자. 뭔가를 부탁하거나 들어준다거나(상보성), 공통점을 발견한다든가(유사성) 자주 만남을 가져서 익숙한 사람이 되어버린다든가(근접성) 이렇듯 상대의 호감을 살 수 있는 방법은 표면상으론 생각보다 여러 가지다. 하지만 이론처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과 얻은 마음을 유지하는 일이 그리 쉽다면 왜 사랑이 상처를 허락하는 일이 되어야 하고 왜 가장 가깝다 여겼던 사람에게 가장 아파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 걸까?

사람과의 만남에서 찾아야 하는 공통분모보다도 서로의 다른 분자와 다른 분모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자. 떨어져 볼 수 있는 객관적인 마음의 거리와 함께해야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행복이 아닌 스스로 찾고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야말로 맞추려고 애쓰다 결국 지쳐 포기하고 마는 인간관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활력소가 될 테니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