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밝힌 '사드 보고 누락' 전말은
청와대가 밝힌 '사드 보고 누락' 전말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5.3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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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31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의 추가반입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국방부와의 진실게임 양상을 보였던 보고누락 사태의 전말도 윤곽을 드러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국방부가 4기 추가 사실을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음을 확인했다"면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을 처음 인지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6일 위승호 국방부 정책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그런데 당시 정 실장에게 제출된 보고서에는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에 대한 내용 없이 두루뭉술하게 '한국에 전개됐다'는 취지로만 기재됐다.

이에 정 실장은 국방부 부고에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정 실장과 함께 보고를 들은 이상철 안보실 1차장은 보고에 참석한 한 국방부 관계자를 당일 오후 7시30분께 사무실로 불러 세부적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했고 이를 통해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이 1차장은 다음날인 27일 이같은 사실을 정 실장에게 보고했다. 정 실장은 하루 뒤인 28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오찬을 함께 했다. 당시 오찬에서 정 실장은 "사드 4기가 들어왔다면서요?"라고 물었지만 한 장관은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이후 안보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출하기 위해 발사대 4기의 추가반입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했고 정 실장은 29일 문 대통령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

보고를 청취한 문 대통령은 "매우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하루 동안 관련 내용을 나름대로 파악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고 한다. 이후 다음날인 30일 문 대통령은 한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사대 4기가 이미 국내에 반입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경위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조사할 것을 조국 민정수석과 정 실장에게 지시했다고 윤 수석을 통해 이를 언론에도 알렸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는 전날 국방부 정책실장 등 군 관계자들을 불러 보고누락 경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실무자가 처음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이라는 문구가 명기돼 있었다가 수 차례의 강독 과정에서 삭제됐으며 지난 26일 정 실장에게 제출된 최종보고서에서도 '6기', '캠프명', '4기 추가 반입' 등의 문구가 모두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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