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로 고혈압 잡았다...세계 첫 사례
보톡스로 고혈압 잡았다...세계 첫 사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5.3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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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미용성형에 쓰이는 보톡스(보툴리눔 톡신)가 고혈압 치료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가 우리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발표됐다.

서울 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휴정 ·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팀은 4가지 이상의 약과 신장신경차단술로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으로 치료중인 오모(20)씨를 보톡스를 이용한 복강신경총 블록(신경차단술)으로 시술해 혈압을 조절하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오씨는 최근까지 수축기혈압 150mmHg, 이완기혈압 90mmHg 이하로 혈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수축기/이완기 정상 혈압은 120/80mmHg 이하다.

의료진에 따르면 복강신경총은 혈압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감신경계가 모인 신경집합체로 흉추12번과 요추1번 앞쪽 복부에 위치하며 대부분의 상복부 내장혈관을 조절한다. 주로 상부 위장관계, 췌장, 간, 담낭 등 복강 내 장기의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통증의 진단과 치료 목적으로 이 부분의 신경을 차단하는 시술을 한다.

복강신경총 블록은 희석된 국소마취제로 신경을 차단하는 시술로 약제주입 후 일시적으로 혈압이 저하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쥐에서 복강신경총을 절단해 혈압을 조절한 동물 연구 보고가 해외에서 발표된 바 있다.

박 교수팀은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고식적인 고혈압 약물에 불응성 환자에게 복강신경총 블록을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적용했다.

오씨는 14세인 2010년부터 지역병원에서 고혈압약을 복용했으나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16세인 2012년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를 내원했다. 4가지 이상의 약제를 처방받았지만 수축기혈압이 최소 170~180mmHg, 심할 경우 200 mmHg이상으로 조절에 실패했다.

또한 2013년 난치성 고혈압을 치료하는 새로운 최소침습시술인 신장신경차단술을 받았으나 역시 차도가 없었다.

하지만 2014년 1월 혈압조절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보톡스를 이용한 복강신경총 블록을 시행함으로서 150/90mmHg 이하 혈압을 조절할 수 있게됐다. 이후 3번의 추가 시술을 통해 2016년 4월 현재 조절된 혈압이 유지되고 있다.

박휴정 교수는 “이 증례를 통해 보톡스를 이용한 복강신경총 블록이 불응성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보톡스 자체가 효과가 있는지 혹은 시술 효과를 유지시키는지 등 정확한 기전에 대한 연구 및 다수의 증례를 통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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