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한 리디아 고, 이래서 세계 1위
침착한 리디아 고, 이래서 세계 1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2.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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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밖에서는 앳된 얼굴의 10대 소녀이지만 필드에서는 달랐다. 역대 최연소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는 끝까지 침착했다.

리디아 고는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얄 멜버른 골프클럽(파73·6751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2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83타로 양희영(26·KB금융그룹)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리고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함께 선두로 출발한 아리야 주타누간(20·태국)이 일찌감치 이탈하면서 양희영을 새로운 경쟁자로 맞이한 리디아 고는 무결점 라운딩으로 세계 최강의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리디아 고의 침착함은 두 선수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후반 라운드에서 더욱 돋보였다. 리디아 고는 양희영이 10번홀에서 버디를 낚아채자 같은 버디 퍼트로 맞대응했고 파4홀인 12번홀에서는 3타 만에 홀아웃하며 1타차 선두로 등극했다.

우위를 점한 리디아 고는 더욱 안정된 운영을 뽐냈다. 13번홀부터 18번홀까지 6개홀 연속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크게 흔들리지도 않았다. 페어웨이 안착률과 정확한 퍼트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도 리디아 고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낙뢰 위험 탓에 1시간30분 가량 경기가 중단됐지만 다시 돌아온 리디아 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리디아 고는 "휴식을 취했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리디아 고가 프로 전향 후 챙긴 트로피는 총 4개(아마 시절 포함 6개)로 늘어났다. 모두 팽팽한 긴장감을 이겨낸 결과물이었다.

첫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스윙잉스커츠에서는 투어 7년차 베테랑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를 1타차로 제쳤다. 3개월 뒤 마라톤 클래식에서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을 꺾을 때에도 격차는 1타에 불과했다.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는 연장전 우승까지 이력에 포함시켰다. 훌리에타 그라나다(28·파라과이)와 카를로타 시간다(24·스페인)와 마지막까지 어깨를 나란히 한 리디아 고는 연장 네 번째 홀까지 지속된 승부를 해피엔딩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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