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은 부모형제고 이웃이다
군 장병은 부모형제고 이웃이다
  •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 승인 2014.08.13 0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안보 칼럼니스트>

군이 만신창이가 됐다. 갈 길을 잃었다. 무법천지다. 임무수행이 곤란한 식물 군대다. 이런 군대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듯하다. 28사단 윤일병 사건 이후 각종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는 군의 모습을 보면 그렇다. 빈대 잡겠다고 집을 다 태우는 우(愚)만은 범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일부 인사 및 단체에서 군을 너무 몰아붙인다. 동일 내용을 재탕 삼탕 반복 질타도 부족해 확대왜곡 오도하기도 한다. 군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키운다. 불합리한 압력도 많다. 군을 경시하고 마구잡이로 흔든다. 재판중인 사건 관할법원 변경, 사병 군내 휴대폰 사용 및 장병고충처리 등 군 운영 및 제도개선을 좌지우지하려 한다. 남의 불행을 즐기듯 막말도 거침없이 한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 법이다.

군대얘기를 하다보면 군복무를 안 한 사람이 군을 더 잘 아는 듯 말한다. 무용담도 대단하다. 군복무를 한 남자라면 다 아는 얘기다. 국회청문회(대정부질의)나 언론보도내용 등을 봐도 그렇다. 군복무를 기피한 사람,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평가 절하하던 사람의 목소리가 더 크다. 군관련 사건만 터지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난리다. 지도층인사들 만이라도 상식을 초월한 말도 안 되는 억지소리로 전국적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필자는 30여년을 군에서 보냈다. 최전방 GOP부대에서 특전부대에서 후방향토사단에서 교육기관 및 정보수사기관에서 다양한 직책을 경험했다. 오랜 세월 장병들 속에서 그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 군을 알 만큼 아는 사람이다. 하여 하는 말이다. 우리 군은 일각에서 얘기하듯 그렇게 개판이 아니고 무차별 무분별하게 몰아붙여도 되는 대상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개선할 분야도 많이 있으나 대다수 장병들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직무에 충실 하고 있고, 통제하지 않아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울타리나 경계근무자가 없어도 무단이탈하지 않는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 군(장병)은 많이 성숙해 있다.

물론 군 장병상호간 사소한 마찰과 갈등은 늘 있다. 군도 개성을 가진 다양한 사람 사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윤일병 사건은 특이한 경우다.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의 병사들 사이에서 벌어진 예상을 초월한 사건이다. 군 실상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보면 된다. 최소한 필자의 경험과 기억으로는 그렇다. 군 장병을 둔 부모형제들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국민들은 윤일병사건 자체보다 이를 확대왜곡 무분별 무차별하게 경쟁적으로 폭로하며 호들갑떠는 일부 인사 및 단체 때문에 더 불안하다. 가해자나 피해자 관련자가 내 가족이라도 그럴 수 있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가정 학교 직장 등 사회 구석구석의 폭력과 이번 윤일병 사건은 결코 무관치 않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군 절대안정을 위한 지원과 격려가 필요한 때다.

군 장병은 남이 아니다. 부모형제고 이웃이다. 국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국가안보의 최후보루다. 국가와 운명을 함께해야할 소중한 존재다. 군을 무력화시키는 무분별한 폭로와 질책은 더 이상 안 된다. 할 만큼 했다. 하더라도 군의 후속조치를 봐가며 하되, 군의 존재가치를 늘 염두에 두고 해야 한다. 매를 들더라도 자식이 보다 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