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156>
궁보무사 <156>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8.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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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정성껏 빨아드리겠습니다요."
4. 엎치락뒤치락

"학소! 내가 결심하였다. 너는 급히 말 타고 달려가서 백곡에게 내 말을 전하거라."

두릉은 학소를 바짝 다가오게 하여 뭔가 은밀한 지시를 내렸다. 두릉의 말을 듣고 난 학소는 의외라는 듯 두 눈을 잠시 껌뻑거리다가 두릉에게 정중히 인사를 드린 후 허겁지겁 밖으로 뛰쳐나갔다.

여기는 다시 주성과 강치 일행이 함께 들어있는 커다란 웅덩이 안.

주성은 네 사람에게 번갈아가며 한참 얻어맞고 난 후, 이제는 그들을 하나하나씩 말처럼 자기 등 위에 태워가지고 웅덩이 안을 이리저리 기어 다니고 있었다.

"으하하하! 끼랴! 끼랴! 임마! 좀 더 빨리 달려!"

그의 등 위에 올라타 앉은 어느 누가 손바닥으로 주성의 엉덩짝을 찰싹찰싹 마구 갈겨대며 이렇게 외쳤다.

"헉헉헉. 아이고, 아이고."

주성은 숨을 헐떡거리며 돌아다니다가 이제 너무 지쳤는지 코를 처박듯이 앞으로 픽 고꾸라지고 말았다.

"어라 이놈의 말이 왜 이래 더위를 처먹었나 일어나! 못 일어나겠어"

어느 누가 쓰러진 주성에게 쫓아가서 그의 몸을 발길로 퍽퍽 차대며 소리쳤다.

"아이고! 나리! 제가 힘이 너무 빠져서 이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요. 제발!"

주성은 납죽 엎드린 채 두 손 모아 싹싹 빌어댔다. 지금 그의 몰골은 형편없이 망가져있었다. 홀랑 벗겨진 아랫도리는 완전 흙투성이였고, 얼굴은 쌍코피가 터지고 시퍼런 멍이 들어 찐빵처럼 퉁퉁 부어있었다.

"이 자식! 그럼 빨어!"

그들 중 어느 누가 주성의 바로 코앞에 자기 한 쪽 발을 들이밀고는 이렇게 외쳤다.

"으응 아, 아니. 이, 이걸"

주성이 너무 어이가 없다는 듯 그의 얼굴을 빤히 올려보았다.

"이 자식! 내 발가락 한 개 한 개씩 정성껏 쪽쪽 빨아대면 될 것 아냐"

사내가 주성의 바로 코앞에다 발가락 다섯 개를 꼼지락거려 보이며 다시 말했다.

"아, 이, 이건."

"어서 빨어! 계집년 X꼭지라면 아예 사족을 못 쓰고 기를 써가며 빨아댈 놈이. 네 놈이 자진해서 안 빨아주면 내가 네 놈의 혀를 통째로 뽑아내가지고 걸레질하듯이 그걸로 쓱쓱 닦아버리겠다!"

"아, 예예. 빨겠습니다요. 제가 빨아 드리면 될 것 아닙니까"

주성은 은근히 겁주는 듯 한 사내의 말에 깜짝 놀라 그가 내밀어 놓은 더럽고 고린내 나는 발가락을 하나하나씩 자기 입안에 집어넣고 쪽쪽 빨아대기 시작했다.

"그렇지! 아 잘한다! 요놈 보아하니 빠는데 만큼은 제법 소질이 있구나! 그렇지, 사내 물건이 신통치 않고 그 기술도 별거라면 요렇게 빨기라도 잘 빨아야지. 으히히히히."

왼쪽 오른쪽 번갈아가며 자기 발가락 열 개를 주성에게 억지로 모두 빨게 시킨 사내는 기분이 썩 좋았던지 한바탕 기분 좋은 웃음을 크게 터뜨렸다. 그러자 또 다른 하나가 다가와 자기 발을 주성의 코앞에 바짝 들이대며 자못 명령조로 말했다.

"야! 내 것도 재 것 못지않게 빨아줘!"

"예에"

주성이 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어서 빨아 임마!"

"아, 아이구, 저저."

주성이 또다시 죽을 인상을 써댔다.

"싫어 그게 싫다면 그 대신 내 가운데 다리를 깨끗하게 핥아줄래"

"아이구, 아, 아닙니다. 빨아드리지요. 정성껏 빨아드리겠습니다요. 네, 네!"

주성이 죽을 인상을 써가며 혀를 다시 쏙 내밀어가지고 그 사내의 더러운 엄지발가락 위에 척 갖다 대었다. 바로 이때였다.

"여보!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갑자기 꾀꼬리 같이 곱디고운 여자의 목소리가 위쪽에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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