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바깥은 없다
희망의 바깥은 없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3.01.02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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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도종환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은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지금
인간의 얼굴을 한 희망은 온다
가장 많이 고뇌하고 가장 많이 싸운
곪은 상처 그 밑에서 새 살이 돋는 것처럼
희망은 스스로 균열하는 절망의
그 안에서 고통스럽게 자라난다
안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뒹굴어라
희망은 바깥에 없다


※ 쨍하고 부딪힐 것 같은 시린 하늘과 얼음으로 변해가는 눈밭에서 이제 막 생명을 시작하는 새싹을 만났습니다. 종잇장처럼 얄팍한 이파리가 솔바람에도 파르르 흔들립니다. 숱한 계절 중 하필이면 겨울눈밭에 생명을 키우는지 절로 애처로워집니다. 하지만 그 길은 혼자 걸어가야 하는 길임을 압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제 속에 희망 하나 품고 가야하는 길입니다. 자신만이 희망을 키울 수 있음을 여린 새싹에게서 배우는 오늘. 새해 새날을 시작하며 자기만의 희망을 싹틔울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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