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133>
궁보무사 <133>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7.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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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은 생전 처음보는 여자입니다요"
23. 소용돌이 속에서

"자, 살펴봐라! 너희들이 어제 봤던 그 자들이 맞는가"

마차에서 내린 병사들 가운데 제일 상급자로 보이는 자가 이렇게 소리쳐 물었다.

"아, 예! 맞습니다!"

"확실합니다."

"바로 어제 그 자들입니다."

앞마당에 서있던 병사들이 강치 일행을 보자마자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대충 보아하니 이들은 어제 장수 두릉을 따라와 강치 일행에게서 가마를 넘겨받아가지고 돌아갔던 팔결성 병사들 가운데 일부였다.

"아 그거 보시라니까요. 저희들이 맞습니다. 틀림없이 맞다고요."

"그러니까 아무 염려마시고 어서 빨리 저희들을 성주님께 안내해 주십시오."

아직까지도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강치 일행은 이들을 보고나자 오히려 신바람이 나고 안심이 되는 듯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상급자 병사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다시 한 번 이를 확인해 보려는 듯 강치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어제 너희들이 건네준 여자가 우리 팔결성 안에 들어와 성주님의 그곳이 바싹 구워질 정도로 아주 뜨겁게 달구어버렸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느냐"

"네에 그곳이 바싹 구워질 정도로 뜨겁게요"

"아! 그, 그렇지요."

"맞습니다! 남녀 간에 일을 너무 찐하게 벌이다보면 가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헤헤헤 그렇다고 그곳이 진짜로 타기라도 하나요 다 그런 거지요."

"그것이 다 저희들이 질 좋은 여자를 골라가지고 보내드렸기 때문입니다요."

강치 일행이 아주 자랑하고 뻐기듯이 대답했다.

"으음음."

이들의 말을 듣고 난 상급자 병사의 얼굴이 순간 더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고개를 좌우로 설래설래 흔들며 뭔가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병사 둘이 거적에 둘러싸인 뭔가를 질질 끌어다가 강치 일행의 바로 앞에 갖다 놓았다. 그것은 죽은 양지의 시체였다. 가슴에 칼이 꽂힌 채 죽어있었지만 웬일인지 양지는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듯이 보였다.

"으으윽!"

"웩 웩."

"아이고! 아니, 왜 이러십니까 하필이면 시체를."

강치 일행은 양지의 시체를 보자마자 기겁을 하며 놀랐다.

"너희들이 보내온 여자지"

상급자 병사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강치 일행에게 물었다.

"예에"

"아, 아니, 무 무슨 말씀을"

"아닙니다요. 저희들은 생전 처음 보는 여자입니다요."

강치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덜덜 떨어가며 대답했다.

"거짓말!"

상급자 병사가 강치를 무섭게 노려보며 다시 소리쳤다.

"아닙니다!"

"저희들은 정말로 모르는 여자입니다."

"지금 처음 봤습니다."

강치와 그 일행은 두 손을 앞으로 휘휘 내저어가며 아주 완강하게 부인했다.

이들은 도대체 뭐가 뭔지 아직 잘 모르되 아무튼 이렇게 여자가 뒤바뀌어진 걸로 보아하니 뭔가 일이 크게 잘못되어졌다는 걸 비로소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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