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132>
궁보무사 <132>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7.21 0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치일행, 성주를 만날 기대에 부풀었는데...
20.소용돌이 속에서

“뭐라고? 대충 목소리를 들어보니 너희들은 우리 팔결성 사람도 아니요 인근 사람들도 아닌 멀리 외지에서 온 것 같은데……. 대체 어디서 왔으며 이곳에 뭐하러 온 사람들인가?”

병사중 하나가 경계하듯 그들 앞으로 창끝을 겨누며 이렇게 물어왔다.

“바로 맞혔소이다. 제대로 보셨소! 우린 저 멀리 남쪽, 짠 소금 냄새와 생선 비린내가 알맞게 풍기고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부터 거슬러 올라와 여기까지 찾아온 사람들이외다.”

“뭐라고? 아니, 그럼 대관절 이곳엔 왜 오셨소?”

다른 병사가 두 손에 쥐고 있는 창에 더욱 힘을 가하며 다시 물었다.

“으흐흐흐……. 그게 궁금하시다면 내 간단히 대답해 드리리다. 우린, 이곳 성주님을 만나 뵈러 왔소이다.”

“뭐? 뭐라고? 우리 성주님을?”

“그렇소! 이를테면 우리들은, 성주님을 어제 밤새도록 기쁘게 해드렸던 여자를 저 멀리서 애를 써가며 데려왔던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명기 여자를 데리고 왔던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왔다고 성주님께 가서 말씀드리면 될 거요.”

강치가 이렇게 말하자 병사들은 흠칫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그, 그게 정말이요?”

“아, 그렇다니까!”

“설마하니, 지금 우리랑 농담을 하자는 건 아니실 테고…….”

“어허! 이 사람들아! 세상에 할 짓이 있고 못할 짓이 따로 있는 법이지, 왜 우리가 비싼 밥 처먹고 농담을 하겠는가? 어서 당장 우리들을 이곳 성주님 앞으로 데려다 주시오. 아마 모르긴 모르되 성주님께선 우릴 크게 반겨주실 것이고 우리를 안내해온 자네들 또한 크게 상을 내리시리다.”

강치의 말에 병사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잠시 서로 쳐다보았다.

“잠, 잠깐만 여기서 기다리시오. 내 사람들을 곧 불러올 터이니.”

병사중 하나가 이렇게 말을 하고는 허겁지겁 성문 쪽으로 다시 달려갔다.

“으흐흐흐……. 저것 좀 봐! 우리가 성주를 만나러 왔다니까 표정이며 태도가 대번에 확 달라지는구만. 허기사 우리들이 다른 사람도 아닌 이곳에서 제일 높은 성주님을 만나 뵈러 왔다는데 놀라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강치 일행 중 하나가 제법 뻐겨가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강치도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마도 이들은 곧 대하게 될 성주의 환대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잠시 후,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이들 앞으로 몰려왔다.

“어허! 뭘 이렇게 요란스럽게 군다지?”

“그러게 말이야.”

아직도 돌아가는 상황이나 이곳 분위기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강치 일행은 여전히 꿈에 잔뜩 부풀어가지고 그들 앞으로 바짝 다가온 팔결성 병사들을 이리저리 쳐다보고 있었다.

곧이어 허름한 마차 한 대가 이들 앞으로 와서 섰다.

다가온 병사들 가운데 제일 상급자로 보이는 자가 몹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강치에게 어서 빨리 마차 위에 오르라는 눈짓을 해보였다.

강치 일행은 별다른 의심 없이 그들이 가져온 마차 위에 순순히 올라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