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129>
궁보무사 <129>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6.07.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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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계집의 아랫입부터 확실하게 봐줘야겠구만"
17. 소용돌이 속에서

"어허! 듣자하니 저 계집의 입이 너무 거칠구만. 아무래도 우리가 손을 좀 봐줘야 하지 않겠어"

돌아서서 나가려던 병사들 중 하나가 이맛살을 팍 찌푸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기왕에 손을 봐주는 거 예쁘게 쭉 찢어져 있는 저 계집의 아래 입부터 확실하게 봐줘야겠구만."

"후후후…. 그거 참 좋은 생각이야. 그러잖아도 저거 끌고 올 때부터 내 아랫도리가 이리저리 꼴리고 땅기고 근질근질 거려서 한참 혼이 났었는데."

또 다른 병사 하나가 낄낄 웃더니 어린 첩이 갇혀 있는 감방으로 다가와 문을 따고 곧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앗! 이, 이놈아! 무슨 짓이냐. 천하디 천한 네 놈이 어디에 감히 손을 대려느냐."

어린 첩이 비명을 크게 지르며 외쳤다.

"어허! 가만있어봐. 서로 기분 좋게 재미 좀 보자는 거 아닌가."

"에잇!"

기합소리와 함께 어린 첩이 손을 들어 놈의 한쪽 뺨을 호되게 철썩 후려갈겼다.

"어, 어라. 요 계집년이 감히 내게 손찌검을…. 으음, 좋다. 네 년이 겁도 없이 내게 손찌검을 했다면 난 네 년에게 겁도 없이 X찌검을 좀 하겠다. 이에잇…."

불시에 뺨 한 대 얻어맞은 병사는 벌컥 화를 내며 다짜고짜 자기 바지춤을 끌러 내리더니 뭔가를 발딱 세운 채 그대로 달려들어 차디찬 감방 바닥 위에 그녀를 자빠뜨려버렸다.

"으아아악!"

어린 첩은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다.

곧이어 병사들이 마치 굶주린 늑대가 쓰러진 양(羊) 한 마리를 물어뜯듯 쓰러진 그녀를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아! 아! 저, 저런! 저런!'

자기 눈앞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저 끔찍스런 광경을 보자 두릉은 정수리를 몽둥이로 호되게 얻어맞은 양 정신이 온통 얼떨떨해졌다.

저, 아이는…. 저 아이는 내가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던 아이던가!

예쁘고 똑똑하고 발랄하고 잘 웃는….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쳐다보고 있는 바로 눈앞에서 저런 험한 꼴을 당하고 있다니….

장수 두릉은 안간힘을 다내어 소리라도 한번 질러보고자 하였지만 그러나 헝겊뭉치가 입 안에 콱 틀어박혀 있으니 작은 소리는커녕 숨소리조차도 제대로 내지 못할 지경이었다.

"으악! 이놈들아! 이놈들아! 그만하라! 하늘이 무섭지 않으냐 으으악!"

어린 첩은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며 나름대로 힘껏 반항을 했다. 그라나 한꺼번에 야수와 같이 달려드는 우악스런 장정들의 힘 앞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 아! 저, 저럴 수가.'

두릉은 온몸을 마구 비틀어가며 자기 몸에 묶여있는 밧줄과 쇠사슬을 풀어내고자 무진 애를 써보았다. 그러나 어찌나 단단하게 묶고 또 힘껏 조여 놨는지 두릉은 아예 옴싹달싹조차도 할 수가 없었다. 완전한 무용지물(無用之物)! 이것은 지금의 두릉과 같은 경우를 뜻하는 아주 적합한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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