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세계서 두번째로 긴 포스토이나 동굴
<36> 세계서 두번째로 긴 포스토이나 동굴
  • 충청타임즈
  • 승인 2012.03.0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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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갑도의 발로쓰는 발칸반도 여행기
포스토이나 동굴 입구
형형색색 종유석·석순 장관… 경이로운 자연미술관

엄갑도 <전 충북중앙도서관장>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관람 후 슬로베니아 국경을 넘어 유럽에서 가장 전형적·대표적인 카르스트 동굴이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다는 포스토이나 동굴을 우리는 찾아가고 있었다.

달리는 슬로베니아의 고속도로 차창 밖으로 아름다운 알프스 산록의 만년설이 햇살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우리는 오후 3시 반경 포스토이나 동굴주차장에 도착했다.

카스트로 지형이 발달한 슬로베니아는 국토의 4분의 1이 카스트로 지형이라 한다. 그래서 곳곳에 동굴이 많다고 한다. 지금 까지 발견된 것만도 5000여개나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길고 아름다운 동굴이 포스토이나 동굴이라 한다. 이 동굴의 총 길이는 20.57Km인데, 1213년에 처음 발견되었다고 한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것은 1819년부터이며 1872년에 처음으로 동굴 투어열차가 개설되어 관광지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고 한다.

인구 1만여 명의 이 마을에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 동굴을 보기 위하여 찾아온다고 한다. 현재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는 구간은 5.3Km정도라 한다.

버스에서 내려 동굴 입구로 찾아가는 길옆으로 노천카페며 기념품 가게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매표소 앞마당 한 쪽에 각국의 국기들이 게양되어 있었는데 우리나라 태극기도 힘차게 펄럭이고 있어 기분이 좋았다.

동굴로 들어가는 길은 오른쪽 옆에 있는 건물로 입장하여 두 사람씩 앉을 수 있는 뚜껑 없는 동굴 투어열차를 타면서 시작되었다. 열차를 타고 가는 구간은 2Km정도라 한다.

굴곡진 어두운 동굴을 빠른 속도로 달리는 열차를 타고 가면서 종유석과 석순 등을 감상해야 했다. 어두컴컴한 동굴이지만 멋진 종유석 등이 있는 곳은 밝은 조명시설이 되어 있어 다행이었다.

그러나 동굴열차는 어떻게나 빨리 달리는지 아름다운 동굴 경관을 감상하다보면 갑자기 좁은 벽 사이를 통과하여 머리 바로 위로 천장이 다가오고 있어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동굴열차가 좁은 터널을 지나 동굴 속 정류장에서 멈췄고, 우리는 모두 하차했다. 천장의 높이가 40m나 되는 거대한 산이 있는 홀인데 일명 골고타 언덕이라 한다.

100만 년 전에 동굴 천장이 떨어져 큰 산을 이루게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천장에서 리듬 있게 떨어지고 있는 물방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종유석 등이 생성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5, 6개의 언어별 현지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언어별로 헤쳐 모여를 한 후 해당 가이드를 따라 도보 관람이 시작 되었다.

나는 영어 가이드를 따라 약 1Km의 도보 관람 길에 올랐다. 이 1Km 구간은 이 동굴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 한다.

온갖 형상의 석순 종유석 석주들이 형형색색으로 우리의 넋을 빼앗고 있었다. 석순의 크기와 형상, 그리고 동굴의 크기가 우리를 압도했다. 석순이나 종유석이 약 1Cm 자라는데 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니까 수 백 만년에서 수 억 만년의 세월 속에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었나 보다. 만약 사람의 손에 의해 조금이라도 손상을 입으면 영원히 성장을 멈춘다고 가이드는 설명하고 있었다.

동굴은 좁은 통로와 거대한 홀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나타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아름답고 놀랄만한 경관들이 나타나고 내부의 규모는 상상을 뛰어 넘고 있었다.

철로 다리와 난간 등을 만들고 조명시설들을 해 놓아 관광에 불편함이 없도록 통로는 훌륭했다. 1차 대전 당시 포로로 잡혀온 러시아 병사들이 동굴 계곡을 가로 질러 만든 러시안 다리(Russian Bridge), 천장에 스파케티를 뿌려 놓은 듯 작고 가느다란 종유석들이 가득 매달려 있는 스파케티 홀,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같이 생긴 흰색의 거대한 석순, 이 석순은 탄산칼슘만으로 생성되어 이렇게 하얀색을 띈다고 한다.

종유석이나 석순에 망간이 많으면 회색, 철분이 많으면 붉은 색을 띄게 된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들은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크고 작은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동굴을 오르내리면서 도보 관광을 즐겼다.

도보관광이 끝나는 곳에 천장 높이가 40m나 되고 1000여 평이나 되는 넓은 홀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콘서트 홀(Concert Hall)이라 했다.

1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포스토이나 동굴에서 가장 거대한 홀로 약 6 초 동안 메아리가 계속 되는 울림현상이 좋아 종종 음악회가 열린다고 한다. 실제로 베를린 필의 연주와 성악가 카루소의 공연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공연으로 인한 천정 균열을 우려하여 공연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오늘도 이 넓은 홀에 꽤 많은 사람이 붐비고 있었으나 워낙 넓다보니 헐렁해 보였다.

이 홀 한 켠에 이 포스토이나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휴먼 피시(Human Fish) 또는 올름(Olm)이라 불리는 10년을 굶어도 살아남는 것으로 유명한 희귀종 생명체가 유리관 속에 전시되어 있었다. 일종의 도마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혈거 양서류로 이곳 동굴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동굴에는 여러 종류의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나 가장 유명한 것이 이 휴먼 피시라고 한다. 약 30Cm정도 자라며, 인간의 수명과 같이 80~100년 정도 살고, 어두운 동굴에서만 살다보니 눈은 완전 퇴화되었으나 앞다리와 뒷다리가 있고 피부는 이 지역 사람의 흰 피부와 흡사하여 휴먼 피시라고 한다고 했다.

일찍이 영국의 대문호인 헨리 무어(Henry Moore)는 이 동굴을 보고 "포스토이나 동굴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경이적인 자연미술관이다"라고 극찬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대문호가 극찬한 포스토이나 동굴 내부 관광을 끝내고 다시 동굴투어 열차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동굴 앞으로 개천이라 부르는 것이 어울릴 만큼 작은 피브카강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 강은 포스토이나 동굴 속을 흐르고 있다고 했다.
위로부터 동굴 내부의 아름다운 석순과 석주들의 모습, 포스토니아 동굴에서만 볼 수 있는 휴먼피쉬(Human Fish), 동굴 내부의 석순과 종유석이 닿아 석주가 되어가는 모양, 아이스크림 모양의 흰색의 석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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