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자랑 '직지'
대한민국의 자랑 '직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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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쉽고. 친숙하고. 재미있고
   
청주시·조계종서 번역서 발간 '눈길'… 홍보에 큰 몫 담당

"사람의 마음을 바로 볼때 그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 이는 '직지'의 원뜻인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을 뜻하는 것이다.

현존 세계최고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약칭 불조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을 현대인들이 친숙하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을 해놓은 '直指'가 직지 매니아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의 구텐베르크보다 78년이나 앞선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된 직지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에만 집착했던 사람들이 이제 그 같은 가치를 지닌 직지의 내용에 관심을 가지면서 직지 번역서가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와 대한불교조계종이 함께 동국대 역경원을 통해 번역, 발행한 직지는 한글과 영문으로 번역돼 지난해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세계도서박람회에 한국의 대표도서로 전시, 직지의 가치를 세계인들에게 알리는데 큰 몫을 했다.

직지 상·하권의 내용을 현대인들이 알기쉽게 번역한 이 책은 과거7불 서천의 조사 중국의 조사로 크게 3개로 나눠 번역됐다.

직지는 고려시대 고승인 백운 화상(1299-1375)이 중국으로 건너가 선을 참구할 때 스승이었던 원나라의 석옥 선사에게서 받은 책에 선문염송과 치문경훈 등의 내용을 보완하고 과거 7불과 인도 28조사, 중국 110선사 등 145가의 법어를 가려 뽑아 307편에 이르는 게·송·찬·명·서·시·법어를 덧붙여 완성한 책으로, 과거 7불에서부터 면면히 이어져 온 선의 요체를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의 번역을 맡은 동국대 역경원 김월운 원장은 "백운 화상은 선을 공부하는 학승들을 위해 '일체의 사심과 망념에서 떠난 진실된 마음을 중시하는 무심무념을 궁극의 경지'로 삼은 자신의 선풍을 펼치기 위해 이 책을 편찬했다"고 밝혔다.

"백운 화상은 75세 되던 해에 비로소 스승에게서 받은 직지에서 가장 요긴한 내용을 손수 추리고 일부는 증보를 해 손으로 직접 써서 상·하 2권으로 재편집했다"고 밝힌 김 원장은 "이렇게 완성된 직지는 그가 입적한 지 3년 뒤인 1377년 7월에 제자들에 의해 청주목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된데 이어 그 이듬해인 1378년 6월에 경기도 여주의 취암사에서 다시 목판본으로 간행됐다"고 피력했다.

흥덕사에서 간행된 금속활자본은 현재 하권 1책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중이나 취암사에서 간행된 목판본은 상·하권이 완전한 1책으로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 및 영광 불갑사에 소장돼 있어 내용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백운 화상의 저서로 '백운화상어록'이 남아있어 그의 선사상을 이해하는데 많은 참고가 됐다"며 "직지는 선 수행자들에게 자신의 참선 수행이 위로는 과거 일곱 부처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밝혀 자긍심을 잃지 않게 했으며, 숱한 선지식들의 삶의 여정과 기연을 드러내 수행납자의 구도길이 외롭지 않도록 배려했다"고 밝혔다.

또 "형식과 체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자재하게 펼쳐진 선의 계보와 기연과 법거량과 노래들을 통해 직지를 접하는 사람들은 선의 세계에 한발짝 더 다가가고 자신도 선 수행에 동참하고픈 욕구를 강하게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시중에 여러편 직지 번역본이 있으나 오류들이 있어 이번에 어느정도 완벽한 번역본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법장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은 "직지는 유물사적 의미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전하는 가르침의 지침서이며, 조상들의 높은 수행과 정신세계를 느낄 수 있는 우리민족 정서의 함축본인 민족의 유산"이라며 "이번 직지 한글 및 영문 번역을 통해 세계에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국대 역경원 번역, 조계종출판사를 통해 청주시가 비매품으로 발행한 '直指'는 모두 269쪽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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