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환상적인 신비 간직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34>환상적인 신비 간직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 엄갑도 <전 충북중앙도서관장>
  • 승인 2012.02.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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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갑도의 발로쓰는 발칸반도 여행기
78m 높이의 빅 워터폴(The Big Waterfall) 폭포

신비로운 물빛 '요정들의 호수'

엄갑도 <전 충북중앙도서관장>

오후 4시 50분경 스플릿을 출발했다. 다음 행선지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중 호수로 불리는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plitvice lakes national park)'이라고 한다. 약 3시간이 소요되는 여정인데 오늘은 국립공원 안에 있는 호텔에서 일박하고 내일 본격적인 관광을 하게 된다고 한다.

16개 크고 작은 계단식 호수

플리트비체로 가는 길도 산길이었다. 나무도 별로 없는 돌산의 연속이었다. 짙푸른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파란 하늘, 기암괴석의 바위산, 붉은 기와집 마을, 거기다 멀리 황혼의 햇살을 받아 빤짝이는 설산의 풍광들이 한 폭의 수채화 같이 아름다웠다.

이 아름다운 풍광들을 구경하면서 오는 사이 어느 듯 오후 8시경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안에 있는 예제루 호텔에 도착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강교장과 함께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키 큰 소나무 숲 우거진 산책길의 공기는 너무도 맑고 시원했다.

30분 정도 조용한 숲길을 거닐고 나니 온몸의 피로가 사라지고 힘이 솟는 듯 했다. 호텔로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한 우리는 8시경 호텔을 출발했다. 그리 멀지 않는 공원 매표소까지 걸어왔다. 그리고 매표소에 설치되어 있는 공원 안내도 앞에 모여 서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1949년에 국립공원으로 개방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말라 카페라(Mala Kapela) 산록에 호수를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공원의 총면적은 1만9479ha에 이르며 이중 1만4000ha 는 울창한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플리트비체 호수공원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주는 것은 크고 작은 계단식 호수가 16개에 달하고, 이 16개의 호수에서 떨어지는 멋진 100여개의 폭포, 그리고 이곳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들이라고 한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더욱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꼭 와보고 싶어 하는 비경으로 꼽히는 곳이지만, 400년 전만해도 알려지지 않았던 곳으로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악마의 정원이라 불리던 곳이 지금은 한해 100만명이 다녀 갈 정도로 크로아티아의 중심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유럽 최고 비경… 세계문화유산

1991년에는 세르비아 극단주의자들이 이곳 경비경찰들을 살해하고 점령하였으나 1994년 크로아티아 군대가 되찾음으로서 지금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을 다 돌아보자면 3일정도 소요되는 광대한 면적임으로 코스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23시간용부터 7~8 시간용 등 5개 정도 코스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다음 일정을 위한 시간 관계상 2시간 정도의 코스를 택하겠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매표소에서 공원 안으로 입장해 걸어 들어오자 확 트인 전경이, 푸른빛을 담고 있는 큰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호수 건너편에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크고 작은 폭포가 서로 앞을 다투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벌써부터 우리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 호수 이름이 코작크(Kozjuk) 호수라 한다. 우리는 호수 변에 준비된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가로 질러 100m 쯤 되어 보이는 건너편으로 갔다. 호수 위에 놓인 나무다리는 산속까지 길게 나무계단다리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우리는 그 다리 위를 걸으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만끽했다.

주위는 온통 크고 작은 폭포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셀 수도 없는 물줄기들이 바위틈에서도 쏟아져 흐르고 나무 등걸 사이로도 흐르면서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가 바위를 만나 부서지면서 요란한 소리로 교향곡을 들려주고 있었다.

울창한 숲과 함께 쓰러져 뒹굴고 있는 이끼 낀 나무 등걸 등을 보면서 원시의 자연 속으로 들어 왔음을 느끼면서 마음은 즐거워졌다. 200여m 쯤 숲속의 경관을 즐기다 다시 내려와 유람선을 타고 20여 분 호수의 주변 경관을 즐기면서 하류로 내려와 선착장에서 내렸다.

나루터에 있는 휴게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니 굽이굽이 돌때마다 이끼 낀 나무며 가지각색의 폭포수가 계단식으로 크고 작은 호수로 이어지면서 새로 나타나는데 참으로 아름다웠다. 아!아! 온 천지가 폭포수였다.

울창한 숲·환상적 폭포 장관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지금이 4월인데도 나목들이 한참 물오름을 하면서 새싹이 움트고 있을 뿐 화려한 신록의 숲을 볼 수 없음이었다. 에메랄드빛 투명한 녹색의 호수와 호수위에 떨어지는 환상적인 폭포가 주변의 울창한 푸른 숲과 함께 어울렸다면 더욱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였으리라.

크고 작은 호수로 이어지는 호수의 물빛은 코발트색이라 해야 할까 아니 에메랄드색이라고 불러야 할까? 호수를 보는 각도와 물의 깊이에 따라, 호수의 물빛이 투명한 파란색으로 부터 진한 초록색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게 변하는 플리트비체 호수의 물빛은 신비롭기까지 했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물속 풍경이 마치 수족관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거기에다 몰려다니는 오리와 많은 물고기 떼들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호수는 나무다리를 이용하여 이쪽저쪽을 넘나들며 구석구석 구경할 수 있도록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곳이 천국이 아닐까 싶도록 아름다웠다.

어떻게 이런 모습이 생겨났을까. 본래는 하나였던 강이 오랜 세월 석회암 지대를 흐르며 침전물을 남겼고, 침전물이 쌓여 자연 댐을 만들게 되고, 댐에 막힌 물은 호수를 형성했고, 댐을 넘친 물이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어 지금의 풍경을 빚어냈다고 한다.

탄산석회암 침전물은 호수를 푸르게 물들여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더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폭포와 빽빽한 숲, 이끼 낀 돌 바위와 에메랄드빛의 호수 등 고색창연한 산세의 환상적인 풍광에 매료된 채 1시간 30여분을 걸어 내려와 산모퉁이를 돌아서는데,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이 귓전을 뚜드리고 있었다.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보니, 아! 78m 높이의 거대한 폭포가 여러 갈래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베리키 스로프(Veliki Slop)폭포라 한다. (일명 The Big Warterfall이라고도 함) 우리는 이 장엄한 폭포를 마지막으로 감상하면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빠져나왔다.

잘 다듬어진 길, 호수와 폭포들, 신비스런 그 물빛, 그리고 환상적인 태초의 풍광은 오래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위로부터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조감도 플리트비체 공원의 아름다운 폭포의 비경 호수 이곳저곳을 넘나들게 하는 나무다리 앞에서 호수물 속의 오리와 송어 떼 호수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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