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적 이해부족 현대인 괴리감
향토적 이해부족 현대인 괴리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2.01.18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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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민속문화 원형 상실

급속한 산업화 탓 일상생활서 멀어지고 도태

전통 민속신앙 … 천박·미신 치부 의식도 팽배

"한국적인 것" 근본적 질문서 정체성 찾아야

지역 축제 속에 편입되어 이벤트성으로 행해지고 있는 민속문화축제들은 원형적인 모습을 유지하기 보다는 변형된 형태로 전해지며 놀이로만 전락하기도 한다. 더구나 원형의 보전이나 기록없이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전해지는 경우, 지역의 역사성과 향토성 등의 독특한 문화를 담아내기 보다 보편적 민속예술로 전이되고 있다.

사라지거나 변형되고 있는 민속문화를 원형을 살리면서도 현대인들과의 괴리를 좁히고 화합과 공동체로의 축제로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은 지차체의 과제이기도 하다.

농경사회가 주를 이룬 우리나라의 경우 민속문화유산의 대부분이 농경의례적 성격이 강하다. 특히 내륙지방인 충북의 경우 대부분 농사와 관련된 풍농제나 농요, 방타아령 등이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또 산과 강이 병풍처럼 펼쳐진 자연환경은 산신제, 굿과 같은 형태로 발전해왔다.

이처럼 그 지역만의 고유성을 찾기 위해선 지역에 전해지고 있는 유무형의 민속문화유산을 살펴보고, 충북 지역만의 향토성은 무엇인지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

민속학자인 이창식 세명대 교수는 충북의 민속문화의 특성을 이해하려면 우선 지역적· 인문환경적 여건을 고려한 정체성찾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를 토대로 이 교수는 충북문화의 특성을 단양, 제천, 충주 지역을 포함한 남한강수계와 영동, 옥천 부강 지역의 금강수계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연구서-충북의 민속문화)

연구서에 따르면 충북의 민속문화는 남한강과 금강이라는 물줄기를 따라 서로다른 형태의 민속문화를 띠고 있다.

남한강 수계지역의 민속은 삼국의 문화요소가 층위별로 나타나고,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중부지역의 문화집결지로 민속소의 독자성과 고유성을 지니고 있다. 이 지역은 민속신앙으로 죽령산신제, 월악산신제, 양진수신제 등의 동제와 단양의 갈천별신굿, 제천의 오티별신제, 충주의 목계별신제가 일부 제의로 남아있다. 또 대동성의 의미를 담은 단양제천지역의 칡줄다리기와 기줄다리기, 목계의 게줄다리기와 양진명소 오룡굿놀이와 목계별신굿놀이 등 기원적 민속이 전해지고 있다.

금강수계지역은 백제문화권과 밀접하고, 평야지대의 특성으로 공동노동의 형태인 두레와 세시놀이 등이 강하게 남아있다. 이 지역에 노동요와 민요가 많이 전래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옥천 청마리탑신제와 보은 당골 개상제, 영동 설계리 길쌈요 등은 금강의 자연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는 마을신앙이 남아있다. 또 당집형태의 산제당이 많고 짐대나 탑신도 두드러진다.

누적된 시간의 역사 속에서 시대와 공간, 사람과 자연환경에 따라 달리해온 충북의 전통 민속예술로는 △괴산농악 △속리산탑돌이 △베틀노래 △탄금대방아타령 △미호천방축노래 △괴산백중놀이 △가래질노래 △영동설계리농요 및 단양농요 청원농요 △양진소오룡굿 △매포민요 △제천두학농악 △목계별신굿 △음성거북놀이 △까치네상여놀이 △낭성산판소리 △보은흰돌물다리기 △옥천접터다지기소리 △청주웃다리농악 △송천달집태우기놀이 △단양띄뱃노래 △괴산농요 △온달성재밟기 △영동길쌈노래 △증평들노래 △지동농악 용신놀이 △충주달천풍물 △강서농요 △청주전통농악 △보은북실기세배 △옥천 청마리대보름행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같이 삶에 근거한 민속문화지만 급속한 산업사회의 도래로 중심에서 밀려나면서 잊혀지고 사라지고 있다. 그나마 개별화된 사회 속에서 지역의 정체성찾기가 화두가 되면서 전통과 보전이라는 뿌리찾기는 지역축제로 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역축제 속 민속문화의 현재는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행해지고 있는 청주성탈환행사는 역사적 의미를 현재화하지 못하고 큰잔치로 끝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2009년에는 청주줄다리기를 부대행사로 열어 역사성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양식 충북학연구소 소장은 "역사적 사건을 축제로 하기 위해선 시간성과 장소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청주성탈환의 경우 역사를 현재화하지 못하고 그냥 잔치로 끝나고 있다. 임진난 당시 육전최초의 승리라는 의미를 살려 지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농경의례로 전해지고 있는 노동요 등도 마찬가지다. 농요로 다시 조명받고 있는 영동이나 증평 등의 지역에선 원형보전에만 초점을 두고 현대적 축제로 접목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옥천 청마리 탑신제나 제천의 별신굿 등도 시군의 무관심으로 가치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민속 현장을 앵글에 담아온 송봉화 민속사진작가는 "민속문화가 축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전통민속신앙을 천박하게 생각하거나 미신으로 보는데 있다"며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시작으로 충북의 고유성찾기에 나서야만 충북만의 가장 강점이 되는 민속문화의 원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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