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중세-현대가 공존하는 세계문화유산국
고대-중세-현대가 공존하는 세계문화유산국
  • 엄갑도/전 충북중앙도서관장
  • 승인 2011.12.0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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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갑도의 발로쓰는 발칸반도 여행기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안도로
부드바의 아드리아 해
<24> '육지와 바다의 가장 아름다운 조우'의 나라 몬테네그로

인구 62만6천명 다민족국가
국토 80% 험준한 산악지형
전통적인 부계중심 대가족제
신유고연방서 88년만에 독립

티라나 시내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관광을 끝낸 우리는 힐턴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7시 20분경 버스를 타고 몬테네그로로 향해 출발했다. 짧은 시간에 알바니아를 보고 떠나게 되어 아쉬움이 컸다. 어느듯 주위는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어두워서 차창 밖으로 보던 이국의 경이로운 풍광들을 볼 수 없게 되어 조금은 안타까웠다. 오늘 우리가 숙박할 곳은 몬테네그로의 부드바라고 한다. 부드바는 일명 몬테네그로 해안의 수도라고 일컫는 휴양지로 2,500년 전부터 문명이 있었고, 그리스 신화의 코두무스도 등장하는 고대 문명 도시라고 한다. 거기까지 가는 데 약 4시간 정도 걸린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어둠 속 길을 달리는 차 속에서 가이드는 생소한 나라 몬테네그로가 어떤 나라인가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내가 가진 자료와 종합하여 간추려 본다면, 몬테네그로는 발칸반도 중서부에 있는 나라로 디나르알프스 산맥의 남쪽 끝에 있으며 남서쪽으로 아드리아 해, 북동쪽으로 세르비아, 남동쪽으로 알바니아, 북서쪽으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경계를 이룬다. 수도는 포드고리차(옛 이름은 티토그라드)인데 이번 일정에는 빠져 있어 가 볼 수 없다고 한다. 면적 1만3,812㎢, 인구 약 62만6000명으로 아주 작은 나라인데 종족구성은 몬테네그로인 43%, 세르비아인 32%, 보스니아인 8%, 알바니아인 5%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종교는 동방정교회 약 70%, 이슬람교 약 20%, 로마가톨릭 약 5% 등으로 민족 간 종교 간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나라였다.

몬테네그로는 국토의 80%가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검은 석회암산이 많아 국명인 몬테네그로도 '검은 땅'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국 시인 바이런은 몬테네그로의 자연을 '육지와 바다의 가장 아름다운 조우'라고 노래했다. 길이 293Km에 달하는 아드리아해의 절경과 해안 도로, 국토의 80% 이상이 산림으로 덮여 있는 천혜의 자연 환경도 부러운데 거기에다 고대부터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세계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라 외국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부계중심의 대가족제를 이루며 가문에 대한 충성을 중요시해 가문들 간에 피의 복수와 싸움이 만연했던 전통사회의 잔재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몬테네그로의 역사를 간략히 간추려 본다면, 로마 제국 시대에 몬테네그로는 로마의 속주(屬州) 일리리아의 일부를 이루었다. 7세기에 슬라브족이 정착하면서 몬테네그로는 제타 주로 분리되었으며, 12세기 후반에 세르비아 제국에 합병되었다. 1389년 코소보폴례에서 세르비아가 투르크에 패배한 후에도 몬테네그로는 독립을 잃지 않았다. 종종 투르크 및 알바니아와 전쟁을 치르다가 1711년부터 러시아와 동맹을 맺었다.

1860~1918년에 지배했던 니콜라 1세는 1910년 스스로를 몬테네그로 왕으로 선언했다. 니콜라가 먼저 시작한 발칸 전쟁(1912~13) 때 세르비아와 연합하여 투르크군과 싸웠으며 전쟁의 결과로 북쪽과 동쪽으로 영토가 확장되어 세르비아와 공동의 국경을 갖게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를 지지했다. 그러나 1918년 11월 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군대가 철수하게 되었을 때, 그들이 차지하고 있던 곳을 세르비아 군대와 비합법적인 무리들이 장악하여 몬테네그로를 세르비아에 흡수시키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1941년 4월 몬테네그로의 일부지역을 점령한 이탈리아 군대는 몬테네그로의 독립을 선언하고 행정부를 구성하여 이탈리아 왕이 몬테네그로의 왕을 지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같은 달에 반란이 일어나 영국제 무기와 장비를 갖춘 공산주의 유격대가 대부분 지역을 점령하게 된 1944년 말까지 전투가 그치지 않았다.

몬테네그로 출신의 공산주의자들은 티토가 이끄는 유격대 내에서 강경파에 속했고, 이들 중에서 굳건한 유격대 지도자들이 배출되었다. 그래서 신(新)유고슬라비아 연방 헌법(1946)에서 몬테네그로는 6개의 공식 연방공화국중 하나가 되었다. 티토 사후 1991년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이 해체된 후 몬테네그로는 1992년 4월 27일 세르비아 공화국과 함께 축소된 연방을 구성했다.

세르비아와 연방을 유지하면서 몬테네그로는 상당한 자치권을 얻게 되었지만 세르비아가 보스니아 등 주변국 내전에 개입하고 코소보사태와 인종청소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경제제재를 받자, 같은 연방국인 몬테네그로도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졌고 이것이 신유고연방을 해체하고 독립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결국 2006년 5월 21일 실시된 연방분리 독립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독립 찬성표가 55.4%로 나와 EU가 정한 독립가결기준인 55%를 간발의 차로 넘었다. 6월 3일 몬테네그로 의회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연방에서 분리 독립을 결정한 국민투표 결과를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독립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세르비아에 의해 강제로 연방에 병합되었던 몬테네그로는 88년 만에 독립을 이루었다. 결국 세르비아·몬테네그로·크로아티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마케도니아·슬로베니아 6개 공화국으로 구성됐던 옛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은 몬테네그로의 독립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해체되었다고 한다.( 브리태니커.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창밖은 캄캄한 밤이라 잘 볼 수는 없었지만 버스는 험준한 산을 넘고 넘어서 두 시간 정도 달려와 국경 검문소에 도착했다. 알바니아 출국 수속은 쉬웠으나 몬테네그로 입국수속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약 1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입국 수속이 완료되어 밤 10시 50분경에 몬테네그로 땅으로 들어섰다. 험악한 산길은 계속되고 있었다. 밤이 아니었더라면 절경을 많이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컸다. 밤 11시 40분경에 부드바의 블루스타 호텔에 도착했다.

로브첸 산의 웅장한 모습
험준한 산세와 협곡바다몬테네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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