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입맛 사로잡는 '충청대표酒'
세계인 입맛 사로잡는 '충청대표酒'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1.10.23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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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춘추전국시대 … 27일 첫 '막걸리의 날'
충북 건강-충남 기능성 제품 출시 봇물

정부·지자체 지원 … 日 중심 수출 활발

잊혀 가던 충청지역 막걸리업체들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막걸리 열풍에다 농·특산품 소비촉진에 나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모처럼만의 호기를 만났기 때문이다.

국내 수요 증가는 물론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지역도 확대돼 판로 걱정도 덜었다. 이에 발맞춰 농림수산식품부는 오는 2015년까지 막걸리 등 전통주 매출액을 1조2000억원, 수출규모를 6억 달러로 확대하고 국내산 농산물 사용을 20만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20일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통주 등의 산업발전 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막걸리 업체들의 응원군을 자처한 것이다. 충청도민의 입맛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까지 공략하고 있는 충청권 대표 막걸리 제조업체와 브랜드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 충북=막걸리에 건강 담아

충북도내 주류제조 허가를 받은 업체는 모두 205곳. 이 중 막걸리(탁주) 생산업체는 88곳에 달한다. 시·군별로 1곳 이상의 향토 양조장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 단위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하는 곳만 해도 10여 곳에 달한다.

이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곳은 단연 진천군에 자리잡은 ㈜세왕주조(옛 덕산양조장). 1929년 설립돼 올해로 82년째 전통기법으로 막걸리와 약주 등 전통술을 빚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회사다. 이규행 대표(50)는 3대째 양조명가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세왕주조 82년 역사와 궤를 같이한 양조장 건물은 2003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을 정도로 고풍스러운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단양 용두산조은술에서 빚은 대강소백산막걸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만찬주로 애용해 명성을 얻었다. 노 전 대통령이 대강막걸리의 맛에 반해 앉은 자리에서 6잔을 연거푸 마셨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임기 중에는 정상회담이나 국빈 만찬에서 건배주로 썼다. 노 전 대통령은 대강막걸리 중 다섯가지 곡물로 만든 오곡막걸리를 특히 좋아했다.

단양군에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과 소백산 맑은 물로 고집스럽게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한결같은 술맛을 이어가고 있는 단양양조장도 있다.

이 양조장은 옛 방식대로 항아리에서 발효시켜 요즘 일반적으로 쓰이는 스테인리스 발효 막걸리와 술맛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 '단고을 소백산'을 주어로 생막걸리, 찹쌀막걸리, 동동주 등을 생산하고 있다.

청주주조 ㈜세종에서 생산하는 '세종생막걸리'는 청주권 주민들은 물론 서울 청계산 등산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막걸리 애호가 강교식 충북개발공사 사장은 "지난해 청주로 내려오기 전에 청계산을 자주 찾았는데 그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막걸리가 바로 청주막걸리(세종생막걸리)"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청원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민들레막걸리'를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세종생막걸리는 햇탁(용두산조은술)과 함께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월드컵 축구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선정한 '16강 막걸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옥천군에는 집에서 빚은 국내 유일 전통 발효주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옥천춘추민속관은 지난 2008년 양반집에서 대대로 전승되는 가양주(집에서 빚어 만든 술)의 전통을 되살린 고택밀주를 생산해 첫선을 보였다.

고택밀주는 전통적인 제조기술을 그대로 재현했기 때문에 문화관광부에 등록된 다른 전통주와는 차별화되는 국내 유일의 가양주로서 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 △괴산군 ㈜조선양조의 '솔바람생막걸리' △보은군 대보영농조합법인의 '대추막걸리' △충주 중원양조의 '사과막걸리' △제천 좋은술영농법인의 '황기막걸리' 등도 지역 농·특산품을 가미한 막걸리로 사랑받고 있다. 이 중 황기막걸리는 일본으로도 수출된다.

◆ 충남=기능성 막걸리 봇물

충남지역 막걸리업계의 맏형은 단연 당진군의 신평양조장이다.

청와대 만찬주로도 유명한 '하얀연꽃 백련막걸리'를 제조하는 신평양조장의 역사(1934년)는 진천군의 ㈜세왕주조와 견줄 만큼 오래됐다.

백련막걸리는 고문헌을 참조하고, 과거 사찰에서 비밀스럽게 전수돼 내려오던 백련 막걸리 제조비법을 계승해 백련잎을 차의 형태로 만들어 막걸리에 접목시켜 빚었다. 주재료는 당진군의 브랜드미 해나루쌀과 백련잎이다. 지난 7월에는 일본 업체와 연간 30만 병의 수출협약서를 교환하기도 했다.

국내산 쌀 100%로 빚은 생막걸리 천안 전통 탁주 '입장탁주'는 2010년 한국 전통주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입장탁주는 '생쌀 발효법'이라 불리는 자연발효 방식으로 한국 전통주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쌀을 쪄서 술을 담그는 기존 막걸리 제조방식과 달리 입장탁주는 쌀을 익히지 않고 자연 그대로 발효시키는 무증자 방식으로 만든 탁주로 막걸리를 먹을 때 가장 큰 단점인 트림을 줄였다.

내포막걸리(홍성, 홍동주조)는 지난 9월 경기도 남양주에서 열린 국제유기농엑스포 만찬주로 선정돼 명성을 쌓았다. 주 원료인 유기농쌀과 장기 숙성을 통해 숙취를 해소시키는 독보적인 제조기술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미담생막걸리(당진, ㈜성광주조)는 지난해 서울 코엑스 전시관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당당히 대상을 수상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당시 품평회에는 전국 224개 지역이 참가했다.

㈜성광주조 성기욱 대표는 서울탁주에서 30여년간 막걸리를 제조해 온 명인으로 지난해 5월 당진에 성광주조를 설립하고 지난 7월에는 쌀로 만든 생막걸리를 미국에 첫 수출(18t, 1만5000 달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충남에서는 △유천양조(연기군) '복숭아생막걸리' △예성주가영농법인(예산군) '사과쌀막걸리' △㈜예술주도(산시) '서산생강막걸리' ㈜금산인삼주(금산군) '인삼살균막걸리' △사곡양조장(공주시) '밤막걸리' △온아탁주 공동제조장(아산시, 옛 둔포양조장) '아산맑은쌀생막걸리' 등 지역 농·특산품을 이용한 막걸리업체들이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대전지역에서는 대전주조에서 생산한 '대전生막걸리'가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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