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담그기 좋은 날…선조들의 지혜 엿보여
장 담그기 좋은 날…선조들의 지혜 엿보여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10.0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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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우수일·2월 정묘일 등 '길일' 여겨
기온 높아지기 전에 숙성시켜 변질 방지

우리의 슬기로운 선조들은 장(醬)을 모든 음식의 기본으로 삼아 장 담그기와 관리에 온갖 정성을 다했다.

집안 살림 중 가장 큰 일은 역시 봄에 장 담그기와 가을에 김장을 꼽았다.

장을 담그려면 택일, 미리 목욕재개하고 고사를 올려 부정 타지 않도록 조심했다.

한국음식은 대부분 간을 하는데 장을 이용하므로 장의 맛이 음식 맛의 기본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람이 언제부터 장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였는지 정확한 연대를 추정하기는 어렵다.

장류의 주 원료가 되는 콩은 우리나라의 북부지방인 만주가 원산지이고 고구려 사람들이 적어도 3세기경에 콩으로 장류를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장류에 대한 문헌상의 확실한 기록은 삼국사기(1145년)에서 '고'를 만들었다고 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간장의 기원은 농경과 함께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특히 부여국이 콩과 밀의 명산지로 걸쭉한 장류를 담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추장은 16세기경 고추가 유입된 이후에 개발된 장류이다.

한국 사회의 장류는 그 중요성이 매우 커서 장을 만드는 행사에는 택일과 택수 및 장 만드는 날의 외인금기 관습도 있었다.

장 만드는 길일은 정월 우수일과 2월내의 정묘일을 가장 좋게 여겼다. 이것은 기온이 높아지기 전에 장을 숙성시켜서 변질이 없도록 하려는 것이다.

장의 재료인 메주는 입동 전후에 쑤어 겨우내 띄워 말린다. 재료의 비율은 메주와 물·소금을 1:2:0.6 정도로 하나 지방에 따라 또는 시기에 따라 소금의 양은 조절한다.

장 담그기는 깨끗이 씻어 말린 메주를 장독에 담고 그 위에 준비된 소금물을 적당량 부어 메주가 떠오르게 한 다음 그 위에 빨갛게 데운 참숯과 불에 구운 대추와 고추를 얹는다.

장을 담근 3일 후부터 새벽이면 장독의 뚜껑을 열어 좋지 않은 가스를 빼내고 맑은 공기와 햇볕을 쪼여 장이 순조롭게 숙성하게 한다.

50~60일 뒤에는 맑은 장물을 걸러 가열, 냉각시켜 다시 장독에 간수한 다음 장독을 청결하게 관리한다.

된장의 종류에는 콩메주로 담근 된장 단용장, 검은콩을 볶아서 끓여 보릿가루와 섞어 만든 메주로 담근 대맥장, 콩메주를 뜨거운 곳에서 띄워 만든 전시장(청국장), 이른봄에 작은 항아리에다 싱겁게 조금 담가 6~7일간 익힌 담수장 등 여러 종류가 있다.

고추장은 쌀·찹쌀·보리 등으로 만든 떡에 쌀과 콩을 섞어 만든 메줏가루와 고춧가루·소금을 섞어 숙성시킨다.

찹쌀떡으로 만든 고추장은 고추장찌개에 적당한 반면, 조청으로 담근 고추장은 상에 놓는 고추장으로는 적합하나 찌개용으로는 부적합하다.

이 같은 장의 모든 것을 한곳에서 알 수 있는 충북전통장류축제가 다음주 13일부터 16일까지 농협충북유통 광장에서 개최된다.

도내 장류 생산업체들이 대거 참가하고 장 담그기 체험행사도 함께 열려 면면히 내려온 우리의 장 문화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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