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덕의 실크로드 견문록 <3>
함영덕의 실크로드 견문록 <3>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12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자본주의 허파 푸동(浦東)신시가지
상하이 전경


다음날 아침 포강반점을 나와 황푸강을 건너 푸동(浦東.포동)신시가지로 향했다. 자갈 실은 바지선과 통통배가 아침 물살을 가르고, 유람선 너머 깃발을 앞세운 관광객들이 강변을 지나고 있다.

찬성로 대주점 아래 윤도기업 선착장엔 한 떼의 군중들이 강 양쪽에서 썰물처럼 몰려왔다 사라지는 모습은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상하이의 얼굴이다.

강의 빛깔은 이름처럼 붉은 황토색이다. 여객선은 거대한 빌딩숲과 강변에 정박한 크루즈 선박들 사이를 서서히 미끄러지듯 헤쳐 나가며 상하이에서 가장 높은 88층 청모빌딩 앞으로 다가서고 있다.

포경대주점 앞 동창로 윤도역 선착장까지는 8분정도 소요되며 배 삯은 50전으로 값싼 대중교통 편이다. 빌딩 밀집지역으로 가기 전 이 지역 음식점에 우연히 들려 비싼 식사 한 끼를 먹었다. 후식으로 나오는 차 한 잔 값으로 4위안을 냈으니 값싼 밥 한 끼 값이다.

상하이가 철저한 상업도시임을 차 값에서부터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 택시비는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버스는 비싼 것은 4위안(600원)에서 싼 것은 50전까지 있으며 시내에서 외곽으로 빠지는 버스는 비교적 비싼 편이다. 버스요금은 보통 1-2위안 정도이며 남녀 안내원도 있다.

아시아에서 제일 높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동방명주TV탑 앞에서 몹시 망설였다. 스카이라운지 입장료 50위안과 상해역사발전진열관 입장료 35위안, 올라가는 비용 50위안, 식당에서 식대가 180위안으로 중국노동자 한 달 월급수준으로 매우 비싼 편이다.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중국여행 경비가 그리 싼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후 40여 일 간의 중국여행에서 매번 나를 불만스럽게 만든 것이 바로 입장료 문제이다.

상하이 푸동지구를 걸으면 마치 뉴욕 도심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빌딩 군들속을 지나가는 기분이 들게 한다.

특히 세계 다국적 기업들이 앞 다퉈 아태지역 본부를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상하이 푸동지구로 옮기고 있는 추세이다. 세계 5백대 다국적 기업 중 200여 개의 기업이 상하이를 중국대륙의 교두보이자 아시아 지휘센터로 삼겠다는 전략이어서 아시아의 가장 번화하고 역동적인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푸동 특구를 앞세운 투자유치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항만 시설의 경우 상하이의 화물처리 능력이 부산을 제치고 2003년에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로 도약하였다.

특히 외국기업을 유혹하는 것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장쑤(江蘇), 저장(浙江)성 등 화둥(華東)경제권의 급속한 성장이다. 1년 새 전체 화물량 처리 기준으로 두 단계나 뛰어 1위로 도약하고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배후 지역의 급속한 성장은 다국적 기업들의 또 하나의 경제적 매력을 느끼게 하고 있다.

지난 2-3세기 동안 세계 역사는 아시아의 몰락과 서방세계의 팽창과 발전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300년 전인 1700년 아시아의 경제규모는 미국과 유럽 전체 경제를 합친 것보다 3배나 컸으며 1820년까지도 2배의 규모였다.

특히 19세기 초부터 가속화된 아시아의 상대적 침체는 20세기 중반에 그 극에 달했고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 열강들의 경제적 침탈과 식민지화 되는 과정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1952년 아시아 경제규모는 유럽과 미국경제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250년 사이에 유럽과 미국이 활기차게 전 세계로 뻗어나가 교역과 식민지를 통해 부를 창출한 반면에 아시아 여러 나라들은 쇄국주의와 내란과 당쟁으로 세월을 허비하는 사이 유럽, 미국 경제의 3배 달 하는 경제규모에서 3분의 1로 축소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그러나 식민 상태에서 벗어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하여 20세기 후반부터 아시아 경제는 다시 서서히 부흥하기 시작하여 미국, 유럽 경제의 3분의 2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다.

50년 대 시작된 일본 경제의 부흥과 60년 대 시작된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4마리 용들의 경제도약이 아시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80-90년대부터 본격화된 중국경제 발전과 최근 인도경제의 부상 등으로 앞으로 50년 정도면 미국이나 유럽경제와 대등할 정도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푸동지구를 걷노라면 아시아의 거대한 자본주의 물결이 대륙 곳곳으로 퍼져나가 새로운 세기가 도래할 것임을 알려주는 역동적인 숨소리를 느끼게 한다. 뉴욕 도심을 옮겨다 놓은 것 같은 푸동 신시가지를 바라보면서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상하이 세기공원


푸동에서 세기공원(世紀公園)쪽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주변일대는 쾌적한 푸른 녹색공원으로 꾸며놓아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었다.

중국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상해과학기술관 앞에서 내려 잠시 휴식을 취했다.

초등학생들의 세련된 옷맵시는 서울의 상류층 아이들과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깔끔했다.

이곳의 입장료도 이틀 분의 식사 값이다.

우리는 전시관을 제외한 주변의 여러 시설물들을 대신 관람하였다.

세기공원 입구 양고남로 전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하남중로 역에서 오후 1시15분에 내렸다.

상하이의 지하철은 작고 아담한 느낌에 쾌적하고 깨끗한 편이다.

일반 버스요금보다는 비싼 3위안이며 황푸강 강바닥 밑으로 터널을 뚫어 네 정거장에 10분정도 소요된다.

처음으로 택시를 탔다. 우리나라 차보다 조금 작은 편인데 특이한 현상은 기사와 손님 칸 사이를 플라스틱판과 철 파이프로 가로막아 단절시켜 놓은 구조였다. 택시강도로부터 기사를 보호하는 장치라니 매우 낯설고 살벌하게 느껴졌다. 택시비는 1km에 기본요금이 10위안이며 다른 지역보다 비싼 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