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겁나네" 소비심리 위축
"장보기 겁나네" 소비심리 위축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08.28 2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월 물가 최고치 경신 전망… 소비자들 가격정보 파악 나서
추석물가의 폭등은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마저 부추기고 있다.

올 8월 물가상승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장보기 두려움은 그나마의 경기마저 얼어붙게 하고 있다.

장날인 지난 26일 보은군 보은읍 전통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상인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이날 한 지방방송이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그램이 녹화된 탓에 구경꾼은 많았으나, 정작 구매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장구경을 나온 소비자들은 아직 추석이 보름 가까이 남아 있는 탓에 이날 시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가격정보를 파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상인 송모씨(58·여·보은읍 삼산리)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수십 번의 명절 대목을 맞이했으나 전통적인 농업지역에서 농민들이 이렇게 사전에 물가를 파악하면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처음"이라며 "예년 같으면 각자 농사를 지은 텃밭이나 동네에서 그나마 과일을 구해 왔으나 올 추석의 경우 워낙 값이 오른 데다 상품마저 구하기 쉽지 않은 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클럽 청주소비자센터가 자체 조사한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은 4인가족 기준 18만여원. 지난해보다 13%가량 오른 것이다.

조사 대상 중 24개 품목이 올랐고, 5개 상품의 가격이 내렸다는 것이 정작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사결과조차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조사 시점과 멈출 줄 모르는 물가상승곡선으로 인해 추석이 다가올수록 불안심리는 커지고만 있다.

보은군 공무원 권모씨(55)는 "아무래도 올 추석에는 과일 등을 선물했던 예년과는 달리 다른 품목을 골라야 할 것 같다"면서 "전과는 달리 이제는 농산물조차 농촌과 도시의 구분없이 수급이 요동치면서 가격에 대한 불안심리가 거의 동시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손모씨(47·여·보은군 보은읍)는 "농촌에 살지만 농사를 짓지 않고 있는 우리 가족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욱 심한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면서 "이러다간 과일 그림을 차례상에 올리고 차례를 지내야 할 판"이라고 푸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