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비와 안전 불감증
방사능 비와 안전 불감증
  •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 승인 2011.04.1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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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봄비가 내린 지난주는 전 국민이 불안했다. 비에 포함된 일본발 방사능 물질 때문이다.

하루종일 비가 내린 7일은 평소보다 7배 넘는 우산이 팔려나갔고, 그마저도 없어서 못 팔았다는 후문이다.

늘 인파로 북적대던 서울 거리도 방사능 비에 모처럼(?) 한산했다. 비를 맞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으로 시민들은 외출 자체를 삼갔기 때문이다.

비가 내린 이후 방사능 오염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기형아 출산을 두려워한 여성들은 아이낳기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방사능 물질에 대한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2세 출산을 미루겠다는 입장이다.

방사능 비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와는 달리, 정부의 대표자인 국무총리는 '비를 맞아도 괜찮다'는 말로 얼버무리다 된서리를 맞았다. 정부의 안전 불감증에 국민들은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전국에 내린 비 속에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다시 긴장감을 주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0일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공기 중 방사성 물질을 검사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방사성 요오드(I-131)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방사성 세슘(Cs-137, Cs-134)도 부산과 제주를 제외한 10개 측정소에서 모두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요오드의 방사선량은 인체에 거의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지만 과연 이 말을 누가 장담하고 확인시켜 줄 수 있을지,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여기에 독일 기상청, 노르웨이 대기연구소가 방사성 물질이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자, 인터넷엔 방사능 피해를 우려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극소량이라고는 하나, '방사능 비'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매년 봄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황사에 얼마만큼의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런가 하면 홍철훈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 교수는 일본에서 바다로 흘러나간 방사성물질이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6월에 한반도 해역으로 직접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안일한 정부 대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상식 수준에서 생각해 봐도 경계없이 바다를 오염시킬 방사능 물질은 토양과 더불어 물을 오염시킬 것은 뻔하다. 전 세계가 바다로 둘러쌓였다는 점에서 인류의 재앙이 가속화될 거란 전망에 전 인류가 긴장하는 대목이다.

사태가 심각함에도 누구보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우리 정부만 미봉책으로 대처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일찌기 예고된 '방사능 비'에 대한 우려에도 아무런 대책없이 보낸 정부는 6일 노천 정수장에 빗물 방지용 덮개를 씌우라는 방침만을 내려보냈으니 국민들의 불신만 키운 셈이다.

숱하게 제기되고 있는 방사능 관련 문제들이 설혹 우려로 끝날지언정,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를 사태에 대해 국가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국민의 불안을 먼저 읽는 것, 그것이 국가의 역할과 책임이다.'라는 정치인의 말이 말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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