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의 교훈과 안보교육
천안함 사건의 교훈과 안보교육
  • 채내희 <충주보훈지청장>
  • 승인 2011.03.22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채내희 <충주보훈지청장>

오는 26일은 천안함이 폭침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1년 전 평온한 일상 속에서 서해 영해를 지키던 우리 군함은 북한 잠수함의 기습공격으로 두 동강이 나고 마흔 여섯 명의 꽃다운 젊음이 조국을 위해 산화했다.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에 유가족들은 비탄에 잠겨 넋을 잃고 오열했고 국민들은 끝없이 계속되는 북한의 만행에 치를 떨며 분개했다.

깊은 바다 속에서 대형 크레인에 의해 건져 올려진 함정의 흉측한 몰골을 보며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 안보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가 아무리 잘해 줘도 그들은 전혀 변한 게 없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그들의 도발은 더 크고 더 무모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우리의 삶과 평화로운 일상을 유린할 수 있음을 그들은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지금 우리나라는 휴전 이후 최대의 안보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3대 독재세습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또는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심을 호도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얼마든지 제2, 제3의 천안함 사건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자체보다는 도발 이후의 국민판단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한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5%가 정부발표를 믿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발표됐는데 국제적인 전문가가 참여해 밝혀낸 명백한 사실(fact)을 놓고 의도적이고 비상식적인 논거로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국민 간에 내부 분열을 일으켜 국가안보를 취약하게 할 뿐 아니라 북한의 오판을 불러 더 크고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적전분열(敵前分裂)을 일으키는 나라는 전쟁에서 패하는 법이다.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운동경기를 하고 있는데 당연히 청군을 응원해야 할 청군 응원석에서 백군을 응원하는 소리가 나온다면 그 경기는 이미 승패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설령 경기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청군은 조직 내 반목과 갈등의 후유증으로 조직이 와해될 것이 뻔하다.

우리의 경우에도 임진왜란 때 왜적을 눈앞에 두고도 당파싸움만 하다가 국토를 크게 유린당한 역사가 있지 않은가

국가안보에는 단 1%의 허점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

안보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사랑하는 자손들의 미래까지 모두 걸려 있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맞아 조국의 제단에 바쳐진 46위의 호국영령의 넋을 추모하며 그 유족들의 아픔에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천안함이 주는 교훈을 되새겨 국민들이 사실에 입각한 올바른 나라사랑 정신을 갖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