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폭풍 우려… 충북 기업 비상체제
후폭풍 우려… 충북 기업 비상체제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1.03.14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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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수입 의존도 ↑ 현황 파악 촉각
도시바 등 가동 중단… 반도체 가격 ↑ 전망

오창산단 日 외투기업 사태파악 동분서주

일본 대지진 여파가 지역 산업계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마다 일본 현지상황 점검에 대대적으로 나서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일본 기업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전자부품이나 반도체 업체들의 경우 현지 생산시설의 가동중단에 따른 국제 가격상승 등 반사이익을 예의 주시하는 등 일본발 지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원부자재 확보 분주… 반사이익도 기대

도내 최대 기업인 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주원료인 웨이퍼를 국내 LG실트론과 일본으로부터 50대 50으로 수입하고 있으며, 감광용액 등 각종 원부자재를 일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14일 지진에 따른 이 같은 원부자재 현황파악에 돌입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장기화됐을 때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수입선 다변화 등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또 하이닉스는 일본 경쟁업체들의 동향파악에도 분주하다.

현재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 도시바는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해, 일본 국내와 해외로의 칩 선적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시바는 애플 아이패드 부품 등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하이닉스 청주사업장과 같은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대 경쟁기업이다.

또 일본 최대 디램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메모리도 지진 여파로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14일 발표했다.

엘피다는 일본 아키타시에 위치한 아키타엘피다 공장이 정전사태로 조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iSuppli)는 이번 지진으로 일본 반도체 생산시설에 심각한 타격을 가해 반도체 공급망이 붕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산시설이 한번 피해를 입게 되면 정상화되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아이서플라이는 앞으로 2주간 일본에서 일부 반도체 공급이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는 낸드플래시와 디램의 공급부족으로 관련 가격들이 크게 치솟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하이닉스의 반사이익은 예상외로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일본계 외투기업들도 동분서주

오창과학산업단지내 일본계 회사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창산단 외투지역 일본계 기업은 8곳으로 직간접적으로 일본 현지와 관계를 맺어오면서 사태파악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재 오창산단에는 AGC디스플레이글라스 오창, JSR마이크로코리아, 스템코 등 6개사가 가동 중이며 건축자재를 만드는 LG토스템BM은 오는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일본대지진으로 국내 주류업체와 일부 식품업체에도 여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주와 막걸리, 일부 장류 중심의 식품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 주류 식품 업체들도 촉각

국내 주류업체 가운데 일본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는 곳은 진로와 롯데주류이다. 진로는 진로소주 5500만달러 규모의 수출실적을 나타냈다.

청원공장이 수출주력 공장으로 현지 상황에 따라 주류 소비가 급감할 것으로 보고 수출물량 감소 등을 걱정하고 있다. 막걸리는 진로가 지난해에만 72만상자, 68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고 올해 100만상자 수출이 목표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이날 "현지 상황이 여의치 않아 향후 수출 타격을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수출 전선에 이상 기류가 발생했다"면서 "현지 사정이 공황 상태여서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추장과 쌈장, 김치, 김 등 식품류를 수출하는 지역 중소 업체들도 아직까지 피해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수출 물량 입항 지연 등이 예상되고 있다.

충북도 김경용 경제통상국장은 "이들 기업의 동향을 파악한 결과, 아직까지 문제가 없으나 대지진에 따른 후폭풍이 장기화하면 원자재 및 거래처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무역협회 충북본부는 대(對)일본 무역애로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지역무역업계의 피해현황 및 애로사항 조사에 들어갔으며, 대일본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 가운데 수출관련 피해발생으로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해 세부 금융지원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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