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시대 개막과 과제
오송시대 개막과 과제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10.2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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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편집부국장

국내 유일의 KTX분기역인 오송역이 오늘 준공식을 갖는다.

이어 11월 1일 역사적인 개통을 함으로써 전국 어디에서나 반나절 생활권을 이루게 된다.

KTX로 오송역~서울역까지 45분, 오송역~부산역까지 1시간 50분이 걸린다. 1시간대에 전국 어디든지 접근이 가능하다. 고속철도 오송역은 2008년 6월25일 경부선, 2009년 5월22일 호남선 착공에 각각 들어가 공사를 벌여온 끝에 준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

오송역은 현재 건설 중인 세종시의 관문역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여기에 지난 25일부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6대 보건의료 국책기관의 이전도 착착 진행중이다.

오송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로 대변되는 바이오밸리 조성 등으로 충북 오송은 지역발전의 중심축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KTX 완전개통을 앞두고 기대와 함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오송역이 운행에 들어가면서 시민들의 서울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때문이다. 관광·레저, 쇼핑, 교육, 의료, 공연문화 관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

소위 빨대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음료수캔에 빨대를 꽂아 입으로 빨아 마시는 것처럼 특정 도시의 개발사업이 인근 도시의 기능을 빨아들인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일본에서 처음 사용됐다. 1980년 일본의 고속철 신칸센 개통이 도쿄 인근 많은 도시의 운명에 영향을 준 것을 빗댄 말이다.

도쿄 동북쪽에 있는 '미니 도쿄'라고 불리던 센다이시의 경우 고속철 개통으로 평소 도쿄까지 4시간 걸리던 이동시간이 1시30분으로 단축됐다. 그러자 센다이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도쿄로 옮겨갔고 지사도 도쿄에 있는 본사의 영향권에 들면서 아예 문을 닫았다. 결국 센다이의 자체적인 경제력은 사라졌고 도쿄의 위성도시로 전락했다.

신칸센으로 활력을 얻은 도시도 있다. 산들로 둘러싸여 접근이 어려웠던 온천과 스키장의 고장 야마가타시는 북적거리는 관광객들로 일자리와 관광수입이 크게 늘었다. 편리한 고속철도가 가져다준 결과는 이처럼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청주권의 경우도 그동안 서울 등 수도권 접근이 교통난이 심한 고속도로 등이 주류를 이뤘으나 기차라는 편리한 수단으로 서울 중심까지 접근이 가능해 소비유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지역 경제계는 내다보고 있다.

호텔업 등 숙박업계는 당장 투숙객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또 서울 유명 대입입시학원 등을 중심으로 주말과 휴일 족집게 강좌개설도 잇따르고 있는 등 KTX로 지방에서 상경하는 각종 수험생들에 대한 고객 잡기가 벌써부터 이뤄지고 있다.

KTX의 본격 개통에 따른 빨대효과는 이미 부산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 등 남부권은 사계절 골프가 가능한 지역 골프장을 비롯해 각종 지역축제, 선박을 이용한 크루저 여행이나 일본 관광 등과 KTX를 적극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이 활발하다.

결국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교통의 편리성이 있는 충북의 경우 그만큼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서 지역내 부의 유출도 우려되는 상태다. 따라서 충북도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의 대안마련과 대도시민들을 유인할 수 있는 묘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때 도내 정치권에서 오송개발 전략을 놓고 민선 4기와 5기의 논쟁은 어처구니없어 보인다. 발전대안을 내놓거나 청사진을 놓고 벌이는 논쟁이 아니라 구정권과 신정권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비쳐지면서 안타깝다. 보다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오송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오송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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