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화에 적극 나서라
정부는 대화에 적극 나서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7.27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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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문화교육부장

지금 경기도 여주 남한강 이포보와 낙동강 함안보에서는 환경활동가 5명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20m 교각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벌써 6일째 농성이다. 함안보 공사현장에선 마실 물도 공급되지 않은 채 2명의 활동가가 농성을 벌이고 있고, 이포교 교각에선 온몸으로 공사를 저지하며 농성하는 3명의 활동가가 있다. 서 있기조차 위태로워 보이는 현장에는 경찰의 보트와 헬기가 오가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박한 모습이다.

폭염과 장마 속에 진행되고 있는 농성 현장은 보는 것만으로도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 영상을 통해 이들을 지켜보는 사람도 조마조마한데 가족들의 마음이야 오죽할까 싶다. 하루하루가 피가 마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4대강 사업을 두고 벌어지는 대정부 시위 농성은 그러나 농성 현장에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로 자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여주지역 환경활동가들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군청 앞에서 개최하려다 찬성측으로부터 폭언과 욕설이 쏟아졌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이포보 농성 현장 앞에 마련한 환경연합 상황실에는 찬성측 주민들이 몰려와 폭력을 휘두르는 등 사태가 본질을 벗어난 느낌이다. 대화는 없고 팽팽한 긴장과 갈등만 고조되고 있는 현장의 모습에서 정치력 부재를 여실히 느끼게 된다.

그런 속에서 천주교연대는 지난 26일 남한강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불교와 개신교 등 종교인들과 함께 환경운동가들의 안전한 귀환 보장과 4대강 공사 중단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충북 역시 4대강사업을 반대해온 충북생명평화회를 중심으로 정부에 4대강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소리를 모아 호소문을 27일 발표했다. 이들은 국토와 생명을 파괴하는 죽음의 4대강사업을 중단시켜 달라고 시민들에게 주문하고, 농성현장을 방문해 24시간 릴레이지지농성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들끓는 여론 때문인지, 국민 갈등을 우려한 탓인지,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각기 지역특성에 맞는 의견을 내면 청취하겠다는 전제이고 보면 사업에 따른 결단의 진위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다. 그것도 전국을 강타하며 찬반논란을 불러왔다. 이는 어찌됐든지 간에 2년여 동안 국민 여론을 분열시키는 불씨로 남아 여전히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그리고 국민적 갈등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워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웃들이 서로 불쾌한 얼굴을 접하는 일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지, 이득도 없이 소모적인 논쟁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너나없이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지루한 논쟁의 끝은 균열밖에 남는 것이 없다. 갈등은 결국 국력 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논란이 길어질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국민적 대화합은 허상에 불과한 구호로 그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논란을 이어가기보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환경단체나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고민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우리의 소중한 미래와 생명을 담보로 더 이상 모험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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