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내린 8대 충북도의회
문 내린 8대 충북도의회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0.06.1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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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편집부국장

2006년 7월 4일 개원한 제8대 충북도의회가 오늘 임시회 폐회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년을 정리하고 의사당을 떠나는 의원들의 마음은 착찹하기만 하다.

아마도 재선이나 3선 등 선수(選數)를 쌓치 못한 채 의원배지를 떼어내야만 하는 처지의 의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27석, 열린우리당 2석, 무소속 2석을 갖고 의회에 입성한 이들은 부침(浮沈)을 거듭하면서 한나라당 29명, 민주당 2명이라는 기형적 구조를 만들어 냈다.

이 중 5명의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출마를 위해 중도에 사퇴를 했다. 결국 선거를 통해 살아남은 의원은 한나라당 이필용 음성군수 당선자뿐이었다. 물론 도의원 비례대표로 있다가 청주시의원 공천을 받아 지역구 하향지원한 최광옥 의원도 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선거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렇다보니 의회에 재입성하는 인물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보궐로 입성했다가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김광수 의원과 비례에서 지역구로 다시 입성하는 최미애 의원, 한나라당으로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한 영동의 임현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

의사당이 이제 초선의 신진인물들로 모두 채워지게 된다. 물갈이가 돼도 너무 심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올 만하다.

이번 도의회는 '도민과 함께 미래를 여는 의회' 실현을 목표로 도민생활과 밀접한 민생위주의 의안 심사와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지역 발전과 현안 해결에 노력했다. 겉으로 드러난 활동은 제290회 임시회까지 477일 동안의 회기를 운영해 506건의 의안을 처리했고, '5분 자유발언, 도정질문,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1394건을 지적했다.

연찬하는 의원상을 정립하기 위해 1 의원 1 입법 이상 조례 발의를 목적으로 의정활동을 추진, 의원발의 건수도 7대 의회 때 4년간 35건에서 8대 의회에서는 '충청북도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원에 관한 조례' 등 208건을 제·개정했다.

지역 현안 해결에도 노력해 한미 FTA 협상에 따른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촉구, 중부내륙첨단산업관광벨트 추가 설정 건의안 등 32건의 건의 및 결의문 등을 대통령과 중앙부처 등에 건의하기도 했다. 지역현안 해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댐관련대책특별위원회'와 '첨단의료복합단지유치특별위원회'도 운영했다.

2008년 9월18일부터 운영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특별위원회'는 국회와 중앙 관련부처 방문, 건의문·성명서 채택, 간담회 및 회의 개최 등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이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지방의회 역할의 한계로 지역의 발전과 직결되는 현안사항에 대해 중앙 정치논리를 극복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도의회 의원 대부분이 도지사와 같은 정당인 한나라당 일색이어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도 미흡했다는 평가를 남겼다.

대통령선거나 총선 등을 거치면서 도의원들은 친이 친박 등 계파별로 갈리면서 내홍을 겪기도 했다. 도지사의 인사를 놓고는 청문회까지 거론될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의장선거 때는 뒷말이 무성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의회 본연의 기능인 대의기관으로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또 의원들의 전문성 강화도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이런 가운데 자질문제는 항상 도마 위에 올랐고, 지역사회 내의 갈등조정과 지도자적 역할은 기대난망이었다.

이 같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는 7월 7일 제9대 충북도의회가 개원한다. '의회 다운 의회'를 이번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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