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심판들 먼저 퇴출시켜야
오심 심판들 먼저 퇴출시켜야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0.06.15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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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부국장 (천안)

지난 12일 월드컵 한국 대 그리스전 주심을 맡았던 마이클 헤스터(38). 뉴질랜드 출신인 그가 주심을 맡았다는 소식이 앞서 전해지자 우리 축구팬들이 잠시 긴장한 적이 있다. 한국과 그의 악연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축구 예선 한국 대 온두라스 전 주심으로 나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원성을 샀다. 반드시 온두라스를 3점 차 이상으로 꺾어야 했던 우리 대표팀은 결국 1대0으로 승리하고도 조 3위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때 헤스터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휘슬을 불지 않는 등 매번 우리 쪽에 불리한 판정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와의 악연이 재연됐다. 그는 당시 전반 16분 명백하게 이탈리아 수비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청용의 발을 거는 반칙을 범했는데도 이를 묵살했다. 이탈리아 언론들까지 "분명 페널티킥 상황이었다"며 흥분했다. 1대0으로 앞선 상황이긴 했지만 동점골을 허용했다면 경기 판세가 행여 그리스 쪽으로 기울 수도 있었기에 우리는 내내 가슴을 졸여야 했다.

그리스전을 하루 앞두고 그에게 굴욕적인 기사도 나왔다. 그는 이번 월드컵 심판 30명을 능력 수치로 환산한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72점을 받아 최하위 심판으로 오명을 남겼다. 체력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았으나 경험과 능력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월드컵 역사는 1982년 프랑스와 서독의 준결승전에 발생한 오심을 최악으로 기록하고 있다. 당시 프랑스의 바티스통은 서독의 골키퍼 슈마허와 1대1 찬스를 맞았으나 슈마허에게 무릎과 팔꿈치로 가격을 당해 쓰러졌다.

하지만 주심은 되레 프랑스의 파울을 선언했다. 바티스통은 이가 부러지고 기절한 채 실려나갔다. 승부차기 끝에 서독이 이겼고 주심은 세계 축구팬들로부터 원성을 들어야 했다.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감독도 오심으로 혜택을 봤다. 그 유명한 '신의 손' 사건이다. 마라도나는 1986년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헤딩을 하는 척하며 손을 뻗어 공을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결과는 아르헨티나의 2대1 승. 잉글랜드 국민은 눈물을 흘렸고 마라도나는 여세를 몰아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월드컵은 아니지만, 올림픽에서도 오심은 있었다. 가장 오래된 역사는 로마 제정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전차 경주에 출전한 네로 황제는 도중에 넘어지는 바람에 완주하지 못했다.

그러나 심판들은 "넘어지지 않았다면 확실한 우승이었다"고 아부하면서 지금의 우승 트로피인 월계관을 씌워주었다. 네로는 심판들에게 포상금과 함께 로마 시민권을 주며 답례했다. 황제이니 말을 못했을 뿐이지 함께 경주에 나섰던 선수들의 황당해 했을 표정이 눈에 선하다. 이렇듯 오심은 많은 사람을 아프게 한다.

최근 천안함 사태에 대응을 제대로 못한 군(軍)의 책임자들이 감사원으로부터 징계 권유를 받았다. 웃기는 건 그 수위가 옷 벗기고 마는 정도에 그쳤다는 점이다. 전시상황에서 폭탄주가 오가고 긴급 작전회의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던 군 수뇌부가 군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상황을 누가 이해할까.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도 향응을 제공받은 단 한 명만 변호사 개업을 3년 늦춰놨을 뿐, 모든 검사들에게 징계에 그치는 선에서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

이런 오심을 우리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가 월드컵 8강전, 4강전에 올랐을 때 이청용에 대한 반칙을 눈감아 준 헤스터가 다시 주심으로 등장한다면 이거 끔찍한 일 아닌가.

반칙을 한 선수보다 오심한 심판들을 먼저 퇴출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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