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면-장애딛고일어선 공무원
5면-장애딛고일어선 공무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20 2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는 불편한 다리가 아니라 스스로를 장애자라고 여기는 마음 상태에 있다고 봅니다.

”대전 동구 판암1동 사무소에 근무하는 전동배씨(40·행정7급)는 중학시절이던 25년전 등교길 횡단보도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한쪽 다리를 잃어야만 했다.

사춘기 소년에게 갑작스럽게 닥쳐온 사고는 좌절과 절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으나 전씨의 삶은 남달랐다.

평소 낙천적이고 쾌활한 성격을 지녔던 그는 자신 앞에 닥쳐온 불운의 현실을 받아 들였고, 남보다 더 노력하는 성실한 삶으로 자신만의 소중한 이력들을 쌓아갔다.

고교시절 한의대 진학의 꿈을 갖고 앞만 보고 달렸던 전씨는 삼수의 쓴 고배를 마셔야만 했고, 결국 충남대 컴퓨터학과에 진학하면서 한의대 진학의 꿈은 접어야만 했다.

전씨는 대학 3년시절 직접 컴퓨터 조립매장을 경영하며 자신의 경영능력과 풍부한 대인관계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컴퓨터산업이 곧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한동안 방황했던 그는 공무원이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94년 3월 공무원시험에 도전, 합격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공무원이 된 그는 동사무소와 동구청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며 10년만에 행정 7급이라는 초고속 승진을 했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그를 마음에 옹이 박힌데가 없이 시원시원하고 호탕하며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유머감각까지 지닌 성격의 소유자로 평이 나 있을 만큼 누구나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동료로 통하고 있다.

효동사무소에 근무하던 시절 그는 무허가건축물 항공촬영 자료조사 350건을 처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현장을 일일이 찾아 다녔고, 결국 누구의 도움없이 조사를 마쳤다.

이 때문에 반신반의 했던 간부들과 동료들의 걱정은 기우(杞憂)에 불과했음을 입증해 주기도 했다.

솔선수범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그에게 불행은 한 번 더 찾아왔다.

구청에서 주관하는 대규모 행사에 참여했다 불편한 다리를 다시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병원에서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요즘 몸조심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전씨의 아내는 기술이 나아져 새로운 의족은 등산도 할 수 있을 정도라는데 바꿔 볼 생각이 없느냐고 그에게 새로운 의족구입을 제안했으나, 굳이 정상인처럼 보이도록 애쓰고 싶지 않다며 이를 거절했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