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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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4.2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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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분과 함께 택시를 탔다.

택시에 타자마자 동승한 분이 택시기사아저씨를 상대로 열심히 수작을 건다.

“투표하실 건가요. 지지하는 정당은 있나요.” 등 쉴새없이 말을 건넨다.

그리고 지지를 당부한다.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인 ○○당을 지지해주세요.”택시기사 아저씨는 답한다.

“에이, 거기도 당선되면 다 그런거 아니에요. 부패하고, 비리에 빠지고, 정치하는 놈덜 다 그렇지 않나요. 안 믿어요.”속으로 웃음이 나온다.

한가지 유머가 떠올랐다.

‘정치인’ 하고 ‘정자’의 공통점은? 답은 “인간이 될 확률이 수만분의 일에 불과하다.

” 부패한 우리나라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깊은 불신이 다시금 살갗에 와닿는다.

어찌하다가 얘기가 하이닉스 문제로 옮겨갔다.

택시기사 아저씨가 열변을 토한다.

“하이닉스 노동자들이 왜 시민들 지지를 받지 못하는지 아세요. 선진국처럼 시위하고 그러면 안되나요. 왜 맨날 멀쩡한 길을 막어, 거기 길좀 막지말라고 그래.”이 대목에서 한마디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세상에, 선진국에서는 시위할 때 길 안막나. 이번에 프랑스 학생들은 거리 점거뿐만이 아니라, 지하철로, 철도도 막았는데, 심지어 상점에 대한 약탈까지… 어디 그뿐인줄 아세요. 불편을 겪는 시민한테는 미안하지만 길거리로 나오지 안으면 누가 하이닉스사태에 대해서 관심이라도 가져 주나요.”혼자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택시기사 아저씨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노조가 제일 필요한데가 택시거든요. 근데요. 택시기사는 모래알 같아서 안돼요. 회사가 이런식이에요. 어떤 기사는 사납금을 100원 쳐주고, 어떤 기사는 90원 쳐주고, 어떤 기사는 80원 쳐주고 이런식으로 이용해요. 그러면 80원내는 사납금 기사는 회사편에 서는 거죠. 에이, 자기 혼자만 살겠다고... 다들 바보 멍청이에요. 사납금제 이거 다 불법이에요. 공무원이 이거 단속만 해줘도 되는데 거들떠도 안봐요. 에이 참, 노동자는 단결해야 해요.”택시기사 아저씨의 말에 속으로 답했다.

‘아저씨나 하이닉스 하청노동자나 다 같은 노동잔데 하이닉스하청노동자들 이해해주면 안되나요. 불평만 하지말고 말이에요.’우리네 노동자들이 살아가기엔 오늘의 현실은 늘 고달프다.

그리고 왜 노동자들의 현실이 고달퍼지는 이유도 다 안다.

노동자들 임금 총액보다 부동산 불로소득이 더 높은 경제구조, 기업들의 수백, 수천억 비자금…. 그러나, 택시기사 아저씨의 말만큼이나 노동자가 같은 처지인 노동자들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현실이 오는건 조금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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