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 안정환 기자
  • 승인 2010.02.01 2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안정환<정치·경제부차장>
대형마트 '빅3'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달 7일부터 시작된 이마트발 가격경쟁 때문이다.

일단 홈플러스가 가격경쟁에서 한발을 뺀 상황이지만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단돈 10원'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이 반갑다. 1500원대에 팔리던 삼겹살이 1000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 점포가 밀집한 일부지역에서는 운만 좋으면 600원대에 삼겹살을 살 수도 있다. 아무 때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들보다 부지런하면 된다.

평소 물량의 적게는 서너 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판매량이 급증하다보니 오후 또는 늦은 시간이면 품절이 속출한다. 바나나, 돼지목심, 고등어 등 다른 신선식품도 비슷한 상황으로 전단광고를 믿고 찾았다 헛수고만 하는 경우도 많다.

대형마트들은 일단 매출 신장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익률을 줄여 가격을 낮췄다지만 이를 믿는 소비자는 드물다.

결국 대형마트 납품업체들이 가격인하 부담을 고스란히 떠 않은 것이다. 우월적 지위의 대형마트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불공정 거래인 셈이다. 대형마트와 경쟁관계인 재래시장과 중소상인도 죽을 맛이다.

가격경쟁을 기쁜 마음으로 즐길 일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동안 막대한 수익을 챙겨 온 '유통업계 공룡'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은 반길만한 일지만 그로인한 피해자도 없어야 한다.

대형마트간의 고래싸움에 납품업체와 중소상인의 새우등만 터지는 대형유통업체의 자존심 싸움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