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세계무술축제 존폐 '시민손에'
충주세계무술축제 존폐 '시민손에'
  • 이경호 기자
  • 승인 2009.12.23 2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억 예산 미편성… 사실상 2년 연속 무산
충주시가 충주세계무술축제 예산 15억원을 내년 당초예산에 편성하지 않아 2년 연속 충주세계무술축제 추진이 무산됐고 시민들의 의견에 따라 존폐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시는 올해 시비 12억5000만원과 국·도비 각각 1억5000만원 등 모두 15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무술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신종플루 확산 때문에 전격 취소한데 이어 내년 예산도 확보하지 않아 충주세계무술축제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지난 10여년동안 200억원의 막대한 충주시 예산이 투입돼 추진됐던 충주세계무술축제는 결국 내년 상반기 중 예정된 여론조사와 설문조사, 공청회 등 시민들의 의견에 따라 존폐가 결정될 운명에 놓였다.

충주시는 23일 세계무술축제가 무술시연 위주로 이뤄져 관람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과 무술축제 개최 장소 선정 등 각종 문제로 내년에 열릴 예정인 무술축제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충주시의회 정례회에 내년 무술축제 예산 15억원을 상정하지 않았으며 대신 용역을 통해 무술축제 개최 방안을 결정키로 하고 용역비를 편성해 시의회에 상정했다.

다만 무술축제 예산에 포함된 세계무술연맹 총회 예산 1억원도 당초예산에서 삭감됐지만 국제행사를 감안해 내년 추경에서 1억원을 다시 편성해 총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김호복 충주시장이 유엔평화공원 조성 추진을 계기로 단순 시연위주의 무술축제 문제점을 보완해 무술을 포함한 다양한 세계민속문화축제로 승화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구상과 예산의 효율적 운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일부 시의원들도 충주세계무술축제 무용론을 들먹이며 아예 예산을 낭비하는 무술축제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충주세계무술축제를 바탕으로 창립된 세계무술연맹이 유네스코 NGO 지위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고 현재 유엔평화공원에 조성중인 무술테마파크도 무술축제를 계기로 시작된 만큼 국제적인 신뢰 문제 등을 고려해 오히려 이를 잘 발전시켜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충주세계무술축제에 대해 일부에서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는 데다 프로그램도 획일화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용역과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격년제 또는 매년 개최 등 다양한 개최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프로그램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충주세계무술축제는 사실상 충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국내외에 확고하게 인식돼 있으며 그동안 막대한 예산투입을 통해 유무형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착실하게 기반을 다져온 게 사실"이라며 "문제는 충주시가 충주세계무술축제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대안과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지역사회의 정치적·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