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적 공교육강화방안 나와야
종합적 공교육강화방안 나와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0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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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신모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최근 여당의 한 국회의원이 외국어고등학교 폐지론을 들고 나와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한편에서는 외고가 사교육의 근원이고 설립목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폐지해야 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한편에서는 특목고의 수월성을 살려 학생을 교육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를 확대 지원해 주어야지 부정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여당의원의 단편적인 교육정책(안)은 정권의 실세라고 해서 언론의 지나친 관심을 야기하여 국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주요한 국가적 과제에 대한 정책을 내 놓으려면 적어도 여당산하의 공적인 연구소에서 전문가팀의 심층연구를 통하여 정선된 정책을 제시했어야 된다고 생각된다. 포퓰리즘적 여론조성에 목적을 두지 않았으면 말이다. 또한 교육정책의 주체인 교육과학기술부가 있는데, 여당의원이 주무부서와 아무런 정책협의도 없이 정책을 내 놓은 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주요한 교육정책은 파급효과가 대단히 큰 국민적 사안이고 국가발전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직관에 의한 정책이 아니라,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하여 논리적 과학적 타당성이 검증된 정책을 제시해야 된다.

우리나라에는 전국민이 전문가인 분야가 있다. 교육, 정치, 축구, 부동산이 바로 그것이다. 정치에 대해서는 시골의 노인정에서도 중앙정치를 논하고 정당내 계파간 사정을 줄줄이 꿰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민, 어민, 직장인, 주부, 대학생, 심지어 초등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정치판 돌아가는 것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웬만하면 정치전문가 수준이다. 축구도 그렇다. 성인남자들에게 축구와 군대 얘기는 초미부터 꺼내지 말라는 것이 현대판 격언이다. 부동산은 대도시나 개발지역에서 지난 수십년간 대박의 불패신화를 이어온 재테크의 명장감이다. 아마 40대 이후의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아줌마 부대도 대단한 전문가들이 많다. 요즈음은 30대, 심지어 20대 중에서도 부동산 고수가 많다.

교육에 대해서는 아예 확실한 정책이 아니면 얘기를 말아야 한다. 30대에서 50대까지 초·중·고·대학생을 두지 않은 가정이 거의 없다. 아마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니는 동안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은 적이 없었고, 또한 언제부터 어떻게 바뀔 것이라는 예고가 없었던 적이 없었을 것이다. 급변하는 한국형 입학제도하에서 자녀를 어디에라도 보내려고 하면, 이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해 숙고하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어 어쩔 수 없이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교육전문가가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의 열풍은 과히 광풍(狂風)이라 할 만하다. 그동안 사교육비 경감 내지는 근절에 대한 많은 정책들이 나왔지만, 사교육의 광풍은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교육을 받으려는 국민적 열정을 그 누가 꺾을 수 있단 말인가 대부분 국민들이 교육전문가가 돼 있는데 말이다. 정부 여당에서는 사교육을 어떻게 하겠다는 정책에 우선하여 공교육강화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사교육은 외생변수로 두고, 공교육강화에 대한 다양하고 심층적인 연구를 하여 종합적이고 장기적 공교육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사교육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다음 정권에서 또다시 바뀌어야 할 정책이 아니라, 정권을 초월한 50년 100년 후의 교육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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