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비엔날레와 도시마케팅
공예비엔날레와 도시마케팅
  • 문종극 기자
  • 승인 2009.11.01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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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종극 <편집국장>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가 미국의 뉴욕이다.

대학·연구소·박물관·극장 등 문화의 중심지며, UN본부가 있는 국제정치의 중심지이기도 한 뉴욕은 전 세계의 상업·금융·무역의 중심지라는 데 이론이 없다.

이런 뉴욕도 한때 절망적인 상황에 이른 적이 있다. 1970년대 오일쇼크 때다. 휘청이는 세계경제에 뉴욕도 예외일 순 없었다. 재정은 파산 직전이었고 도심은 마약 등 범죄로 난리였다.

그런 뉴욕을 살려낸 것이 바로 '아이 러브 뉴욕'(I Love New York)이었다. 시 당국이 뉴욕을 살리는 방안으로 '관광'이라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I ♥ NY' 이라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그동안 축적돼 있는 세계 경제·문화·정치의 중심지라는 인프라를 활용한 전 세계인의 흡인 전략, 즉 관광객을 뉴욕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산업으로서의 관광을 시도했던 것이며, 그 전략은 보기좋게 성공해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세계 제1의 관광도시로 탈바꿈시켜 오늘날의 뉴욕을 만들었다.

과거의 자산과 앞으로 제공 가능한 자원,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자산 평가, 사업화 가능성, 매력도 등 뉴욕의 인프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토대로 마련된 '아이 러브 뉴욕'은 결국 도시마케팅(City Marketing)이었다.

뉴욕이 지방정부로서의 전통적이고 구태한 수준의 정책을 폈다면 지금의 뉴욕은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이고 보면 당시의 도시마케팅이 전 세계 도시에 전하는 의미는 자못 크다.

196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중앙정부의 재정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은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었던 많은 권한과 책임을 지방정부에 위임하는 이른바 '작은 정부'를 표방하게 됐다.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정책을 구사하던 지방정부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지역발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때문에 지방정부들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됐고 그 결과 외부의 기업과 자본을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거는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외부자본 유치에 유리한 투자환경 조성에 나서게 된다.

지방정부들이 기업 정신을 도입하고 지역을 팔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른바 '도시마케팅'인 것이다.

도시에서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를 다른 나라나 지역에 수출해 부가가치를 얻는 것이다. 도시 내의 특정지역 또는 특정 유무형 문화재 등을 산업화하고 상품화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 또한 도시마케팅이다. 도시경제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도시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작금의 도시가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필사적인 방안이기도 하다.

도시마케팅의 성공은 얻어지는 이윤을 통해 지역 내에 재투자돼 복지개선, 고용과 소득 창출, 시민 자긍심 고취 등 무한한 긍정적 성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도 지역내 각종 사업을 위해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는 세일즈맨역을 자처하고 있다.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1일 폐막됐다. 신종플루의 악재 속에서도 40일간의 대장정을 대과없이 마친 것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

이날 폐막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1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10년이라는 역사는 걸음마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긴 세월이다. 그럼에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여전히 도시마케팅 측면에서는 걸음마 단계다. 예술의 한 장르로 공예작품을 전시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 점이 아쉽다.

10년이라면 도시마케팅 측면에서도 성공을 거둬 직접적인 부가가치가 발생돼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아직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판단이다.

심도있는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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